[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운전병을 성추행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해병대 대령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조치했다.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는 군인 등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기소된 해병대 2사단 전 참모장 오모(50) 대령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 9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작성한 사건경위서와 증거보전절차에서의 진술, 1ㆍ2심 진술 내용을 보면 구체적인 부분에서 일관되지 않거나 모순된 부분이 매우 많다”며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큼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그런데도 추정으로 추행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오 대령은 2010년 7월 저녁 군 휴양소에서 술을 마신 후 이동하던 중 운전병 이모 상병을 차량 뒷좌석으로 끌고가 강제로 입맞춤하고 바지를 벗기는 등 이튿날 새벽까지 3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앞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과 징역 1년 9월의 실형 판결을 내린 2심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된다”며 3차례 성추행 행위 중 마지막에 벌어진 3차 행위만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사건발생시각 및 범행 후 행동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에 모순이 있고, 피해자가 운전병으로 배치되기도 전에 이미 피해자의 이모부가 부대장에 의한 강제추행 피해에 관한 전화상담을 한 점 등을 들어 3차 행위도 유죄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의병제대한 이 상병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인정받아 군복무 중 성추행 피해자로는 처음으로 국가유공자가 됐다. 오 대령은 해병대 내부감찰을 받은 뒤 같은 해 7월16일 보직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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