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미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환율 압박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향후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과정은 물론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는 데 원화 절상 문제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ㆍ미 FTA 고위급 협의를 위해 방한한 웬디 커틀러<사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18일 오후 미국대사관 공보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의회 안팎에서 한국과 일본 등에 대한 환율 문제와 관련해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환율 문제는 앞으로 꼭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미국 정부가 주요 교역 상대국을 대상으로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환율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한국과 일본 등에 대한 무역적자 폭이 갈수록 확대되자 미국 정부는 중앙은행의 외환시장 개입에 따른 달러화 강세를 문제삼으며 환율전쟁을 경고하고 있다.
커틀러 부대표는 현재 국내에서 TPP 협상 참여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강력한 경제통합을 목표로 하는 TPP에 한국이 가입하기 위해선 시장 개방과 환율 문제 해소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TPP 가입으로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협정 발효 후 10년 간 2.5∼2.6% 상승할 것이라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한국이 TPP에 참여하면 잠재적 효과를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한국이 TPP 참여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다면 미국 정부는 즉시 한국이 높은 수준의 TPP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논의하는 내부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커틀러 부대표는 현재 농산물 수입관세 철폐를 놓고 대립하고 있는 일본과의 TPP 협상을 예로 들며 무역장벽 철폐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일본에게 농산물 문제는 굉장히 민감하지만 다른 TPP 참여국들도 역시 이런 민감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며 “협상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해나가되 협상의 포괄적 성격은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에서 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을 겨냥해 TPP에 환율조작 방지 규정을 삽입하라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환율 조작 문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TPP 협상에는 미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페루, 칠레, 싱가포르, 브루나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에선 협상 참여 여부에 관련한 국민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다음달 회원국들은 연내 TPP 협상 타결을 목표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통상장관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