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김상수 기자]르노삼성에 온 시장이 들썩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SM5 1세대, 2세대가 연이어 히트를 치면서 르노삼성은 2010년 27만대 이상을 파는 주요 자동차 브랜드로 발돋움합니다.

하지만 2010년을 정점으로 판매량이 급감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때 르노삼성의 주된 경쟁력이었던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일본 대지진에는 독으로 돌아왔죠. 일본 자동차업계가 흔들리면서 르노삼성도 그 여파를 받았고, 또 때마침 판매부진까지 겹치면서 판매량이 급감하고 기업 위기설까지 돌았습니다.

그런 르노삼성이 최근 다시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 2010년 수준과는 격차가 적지 않지만, 올해를 저점으로 내년부턴 본격적인 반등에 오르리란 전망이 많습니다. 그 기반에는 최근 선보인 신차들의 역할이 크죠. 주력 모델인 SM3와 SM5가 시장에 호평을 받으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고, 새로 선보일 QM3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기업 위기설까지 감돌았던 분위기와는 확실히 달라 보입니다. 그 비결이 무엇일까요?

최근 르노삼성이 선보이는 신차를 보면 그 비결을 조금은 엿볼 수 있겠습니다. 신차를 선보일 때마다 동급 최고연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르노삼성의 변신을 보는 듯합니다. 연비만큼은 국내 최고의 브랜드가 되겠다는 듯 말이죠.

준중형급의 SM3는 복합연비가 15㎞/ℓ(이하 자동변속기 기준)로, 한국지엠 크루즈(12.6㎞/ℓ), 현대차 아반떼(14㎞/ℓ), 기아차 K3(14㎞/ℓ) 등 경쟁 국산모델보다 앞섭니다. 아반떼 디젤은 16.2㎞/ℓ로 SM3보다 연비가 높지만, 디젤 엔진이란 점에서 단순비교가 힘들죠. 해치백 모델이지만 같은 준중형급인 현대차 i30는 13.5㎞/ℓ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가장 경쟁에 뜨거운 중형급에서도 르노삼성이 현재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중입니다. SM5 TCE를 출시하면서 13㎞/ℓ의 연비를 달성했습니다. 현대차 쏘나타나 기아차 K5(11.9㎞/ℓ), 한국지엠 말리부(11.6㎞/ℓ)를 웃돌고 있죠. SM5 TCE가 1.6 모델이기에 경쟁차종의 2.0 모델과 직접 비교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지만, SM5 2.0 모델 역시 12.6㎞/ℓ로 경쟁모델을 앞섭니다.

그 중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차종은 오는 20일부터 사전계약에 돌입하는 신차 QM3입니다. 출시를 앞두고 연비가 선공개됐는데요, 복합연비가 18.5㎞/ℓ로, 국산차 중 최고 연비를 달성했습니다. 현재 국산차 중 가장 연비가 좋은 엑센트 디젤(16.5㎞/ℓ)이나, 하이브리드 모델인 쏘나타ㆍK5 하이브리드(16.8㎞/ℓ)보다도 높은 수치입니다.

QM3의 경쟁모델을 꼽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1.5 디젤 엔진을 장착한 경쟁모델을 마땅치 찾기 어렵기 때문이죠. 차량 콘셉트등을 고려하면 한국지엠 트랙스를 꼽을 수 있겠지만, 1.4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QM3와 차이가 있습니다. 오히려 르노삼성은 QM3 경쟁상대로 수입차 시장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폴크스바겐 골프 등 고연비 디젤 시장에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죠.

폴크스바겐 사장에서 르노삼성 영업본부장으로 옮긴 박동훈 부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QM3의 경쟁 모델을 수입차 시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최근 이 같은 고연비 전략이 시장에서 통한 탓일까요. 르노삼성 주력 모델의 판매량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중입니다. 르노삼성의 지난 10월 판매량은 5350대로, 전월 대비 7.9% 늘어났습니다. 주력 모델이 고르게 판매량이 증가한 덕분입니다.

이제 관건은 QM3에 달렸습니다. 시장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입니다. 디자인, 파워트레인 등에서 기존 국산차와 차별화는 분명해보입니다. 다만 국내 생산이 아직 미정이고, 우선 전량을 수입해올 예정이기 때문에 물량 및 가격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가에 중요하겠습니다.

어쨌든 르노삼성에 최근 관심이 집중되는 건 분명한 흐름이고, 한국 자동차업계 차원에서도 르노삼성의 부활은 반가운 소식입니다. 건전한 생태계를 위해선 다양한 업체의 건강한 ‘긴장과 경쟁’이 필요하니까요. 현대ㆍ기아자동차 외에도 르노삼성, 한국지엠, 쌍용자동차가 모두 견제하고 경쟁해야만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일입니다.

QM3의 미래가, 르노삼성의 미래가 사뭇 궁금해집니다.


김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