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한국 경제를 이끄는 주요 기업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형은 커졌으나 수익성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 가운데 60% 이상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올해 영업이익률이 부진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조선, 건설, 화학 등 경기민감업종은 2011년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2년여가 지난 지금도 수익성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12일 헤럴드경제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이달 8일 기준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의 2008년 이후 실적을 분석한 결과, 33개 기업의 올해 영업이익률 추정치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회계 기준이 IFRS 연결기준으로 바뀐 2010년과 비교하면 4년 전보다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은 39곳에 달했다. 사실상 삼성전자와 현대차, 기아차를 제외하곤 모조리 2011년 유로존 재정위기 이후 수익성 회복이 되지 않은 셈이다.

▶조선ㆍ화학ㆍ철강 등 4년새 영업이익률 절반으로=종목별로는 글로벌 경기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조선과 화학, 철강 등 경기민감업종의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4위인 POSCO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률은 5.15%로,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17.19%와 IFRS연결기준이 도입된 2010년 11.58%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현대제철 역시 올해 예상 영업이익률이 5.71%로 2008년(11.77%)과 2010년(10.34%)보다 크게 쳐졌다.

한때 한국경제의 기둥이었던 조선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대중공업은 2008년 11.58%, 2010년 14.81%에 달하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3%대에 그친데 이어 올해는 2%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화학업종 역시 한때 10%를 가뿐히 넘기던 영업이익률이 올해는 각각 8%, 3% 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조선과 화학이 ‘바닥’을 치고 턴어라운드 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이 역시 종목별 양극화가 예상된다.

김선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경기 회복이 이뤄지면 업황 개선이 나타나긴 하지만 막연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기대보다는 실적에 따라 주가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덩치는 커졌는데, 이마저 ‘착시?’=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실상보다 부각되지 않는 것은 이익의 규모 자체가 커졌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의 영업이익 규모는 2008년 64조원에서 2010년 90조원으로 늘어나 2013년 현재 추정치 106조원으로 100조 돌파가 예상된다.

이익 규모의 증가는 2010년 IFRS 연결기준 도입과 더불어 가파르게 나타났다. 2009년 이들 기업의 연간 영업이익은 68조8300억원이었으나 이듬해인 2010년 90조4900억원으로 성장했다. 이어 2011년 91조3500억원, 2012년 93조원을 거쳐 올해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이들 이익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규모다. 2010년 연간 영업이익 16조원을 기록한 삼성전자는 올 3분기에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했다.

이에 상위 50개 기업의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한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67조원으로 2010년(74조원), 2011년(76조원)보다도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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