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은 기업과 기업인에게 잔인한 해였다. 불법ㆍ탈법행위를 저지른 총수가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고 법정에 섰고, 심지어는 구속되기까지 했다. 이 같은 ‘오너 리스크’에 빠진 기업은 리더십 부재로 인해 의사결정 등이 미뤄지거나 늦어지면서 각종 사업 차질을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새해에도 상황은 그리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집권 2년차를 맞은 정부와 정치권이 경제민주화 후속 고삐를 늦출 가능성은 적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수 기업 총수가 구속됐거나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향후 수사 상황에 따라 ‘영어의 몸’이 될 오너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실적 악화에 오너 공백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은 올해도 더 심한 난국을 헤쳐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내부거래 규제 법안, 오너 일가의 경영지배를 제한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 재벌 총수의 경제범죄에 대한 대통령 사면권 제한 등 잇단 규제책을 내놓으며 재계를 압박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업 투자는 해마다 줄고 있어 올해도 투자 위축이 우려된다. 전경련은 지난해 9월 초 창조경제 핵심인 연구개발(R&D) 인력 1만5000여명을 양성하고, 바이오ㆍ전지ㆍ로봇 등 신산업 창출에 37조원을 투자겠다고 선언했지만 실제 투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지난달 18일 ‘정기적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당장 직원에게 수당과 퇴직금 등을 보다 많이 지출하게 된 것도 기업에는 부담이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급여ㆍ퇴직금 부담만큼 기업이 투자를 줄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일부 대법원 판결이 모호해 향후 노사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기업은 새해에는 압수수색이나 구속 대신 흑자, 고용ㆍ투자 확대 등의 단어가 오르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치권이 경제단체장 간담회, 오찬 회동 등을 통해 투자 독려만 하지 말고 ‘기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인 수난시대는 마감했으면 좋겠다”며 “지난달 경제5단체가 여야 정치권과 협의체를 꾸린 것처럼, 정ㆍ관ㆍ재계는 물론 노동계까지 합심해 어려운 경제 상황을 헤쳐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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