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지난 2013년 은행을 비롯해 보험, 증권 등 금융업 전반적으로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수익성은 뚝 떨어졌지만, 경기가 나빠지며 건전성은 더욱 나빠진 탓이다.

그나마 올해는 지난해보다 여건이 나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지만, 금융위기 이전과 같은 호(好)시절이 다시 오지는 않을 전망이다. 금융업계는 올해 어느 때보다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는 것은 물론, 기회 역시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무한 경쟁시대 도래=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등으로 금융시장에서 대형 매물이 속속 주인을 찾아가면서 올해 금융시장은 대변혁이 예고된 상태다. 특히 금융당국이 지난해 발표한 경쟁력 제고 방안에 따라 업권 간 경계가 더욱 모호해져 금융업계는 무한경쟁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우리금융이 민영화 수순을 밟으면서 업계의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우선 지난해 12월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한 농협지주는 증권업계 1위로 올라선 것은 물론 4대 금융지주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번 달부터 매각 작업이 시작되는 우리은행은 제1금융권 판도 변화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총자산 266조원, 자기자본 18조5000억원의 초대형 매물이다 보니 어떤 은행이든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국내 은행 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할 수 있다.

올해부터 한국형 투자은행(IB)이 본격적으로 활동한다는 점도 금융업계의 무한 경쟁을 부추길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국내 5개 증권사를 한국형 IB로 선정,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ㆍ전담중개업무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과 대형 증권사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성장동력 찾아 해외로= 올해 국내외 경제여건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은행권의 예상 당기순이익은 7조4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예상 순이익인 5조3000억원보다 2조원 이상 많다. 그래도 금융위기 직후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은행권 당기순이익은 지난 2006년 13조3000억원, 2007년 15조원 등으로 증가하다가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에는 7조7000억원, 2009년 6조9000억원 등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사들은 올해 국내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 진출을 지원하려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큰 만큼 정부나 금융공기업 등과 협력하는 형태로 해외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국내 대기업이 많아 이들과 동반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소비자 보호 경향 심화= 지난해부터 논의가 시작된 금융소비자 보호 경향은 올해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한 금융 자산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들의 자산이 장기적으로 수익률 하락이 예상되는 부동산에 치우쳐 금융자산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들이 상대적으로 금융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데다 금융상품의 복잡성과 정보의 비대칭성 등으로 자산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 즉 은퇴세대의 금융역량 강화를 위해 체계적인 금융교육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발생한 LIG사태, 동양사태 등으로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지난 11월 금융소비자보호원(가칭) 신설이 골자인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지난해 정기 국회에서는 국회의 파행 운영으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올 2월에 열리는 임시국회에서는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부실 채권 문제는 여전히 고민 중= 지난해 은행권이 고난의 한 해를 보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부실 대기업 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했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은행들의 이같은 고민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수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대기업은 실적저하가 심화되는 건설, 조선 등 취약업종을, 중소기업은 경기변동에 취약한 업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수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한계기업이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도 기업 구조조정이 은행들의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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