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문화계 뜨고 진 별들

‘별들의 고향’ ‘고래사냥’ 작가 영원한 문학청년 최인호 별세

‘모래시계’ 김종학 PD는 자살 국민DJ 이종환 폐암으로 사망

한류가 전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잡고,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는 등 한국 문화예술계는 숨가쁜 2013년을 보냈다. 그러나 국내 스타 PD의 대명사이자 드라마계 거장으로 꼽히는 김종학 PD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별이 빛나는 밤에’의 DJ로 유명한 이종환 씨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청년 작가’로 불리던 최인호 씨도 별세하는 등 문화예술계의 많은 별이 졌다.

‘여명의 눈동자’(최고시청률 58.4%), ‘모래시계’(최고시청률 64.5%) 등 걸작 드라마로 시청률 50%를 가뿐히 넘기며 한국 대중문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김종학 PD는 지난 7월 23일 분당의 한 고시텔에서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샀다. 자금 압박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밝혀져 국내 지상파 방송사의 외주제작시스템의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많은 청자를 위로했던 국민DJ 이종환도 5월 30일 지병인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별이 빛나는 밤에’ ‘지금은 라디오시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전 연령층에서 고루 사랑받았다. 고인은 1973년 서울 종로2가에 모던포크의 대명사인 라이브 카페 ‘쉘부르’를 만들며 대중음악계에도 큰 족적을 남긴 바 있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196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가작으로 입선해 작품활동을 시작, 올해로 등단 50주년을 맞은 소설가 최인호 씨도 9월 25일 별세했다. 향년 68세. ‘별들의 고향’ ‘고래사냥’ ‘깊고 푸른 밤’ ‘겨울나그네’ 등 발표하는 작품마다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고, 그의 작품은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 등으로 제작돼 ‘청년문화의 대변자’로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고인은 사상계 신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동리문학상 등을 차례로 받으며 본격문학과 대중문학의 양쪽에서 두루 평가받았다. 2008년 침샘 부근에 암이 발병해 투병생활을 이어가는 중에도 작품에 대한 열정으로 소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2011), 산문집 ‘하늘에서 내려온 빵’(2008), ‘최인호의 인연’(2010) ‘천국에서 온 편지’(2010) 등을 펴냈다.

미술계에도 슬픈 소식이 이어졌다. 한국 추상화의 대가 이두식 홍익대 회화과 교수가 2월 23일 경기 구리시 자택에서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66세. 1960년대 말 본격적으로 화단에 진출한 이후 40여년간 한국 추상미술의 맥을 이어왔다. 특히 우리 고유의 정서가 담긴 적·청·황·백·흑의 화려한 오방색을 캔버스 위에 뿌린 듯한 ‘잔칫날’ 연작은 고인이 20년 넘게 추구해온 대표작으로 대중적 인기도 높다.

이틀 뒤인 2월 25일에는 남정(藍丁) 박노수 화백도 세상을 떴다. 향년 86세. 고인은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대한민국예술원 원로회원이자 광복 후 한국화 1세대 작가로 꼽힌다. 7월에는 원로 서예가 남전(南田) 원중식 씨, 9월에는 한국 추상회화 1세대 작가인 김훈 화백과 원로 서양화가 이종학 씨, 11월에는 ‘해방 1세대 작가’로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자적 화풍을 펼친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권영우 화백이 우리 곁을 떠났다.

이 외에도 2월에는 ‘학생부군신위’(1996)로 유명한 박철수 감독, 3월에는 탤런트 겸 연극배우인 강태기 씨, 10월에는 드라마 ‘야인시대’의 장형일 PD와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평생을 바친 홍근수 목사, 11월에는 영화제작자 및 감독이자 극장업자로 이른바 ‘충무로의 대부’로 불린 곽정환 서울극장 회장이 별세하는 등 2013년 문화예술계에는 유난히 궂은 소식이 많았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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