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남부 도시 볼고그라드의 철도 역사에서 29일(현지시간) 발생한 자폭 테러의 배후로 ‘검은 과부’가 지목되고 있다.

검은 과부는 러시아 연방 정부의 반군 소탕 작전에서 남편이나 친인척을 잃고 복수 차원에서 자폭 테러를 감행하는 무슬림 여성을 지칭한다.

이번 테러가 여성 자폭 테러범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지난 10월 말 볼고그라드의 버스 안에서 발생한 테러와 마찬가지로 ‘검은 과부’의 배후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블라디미르 마르킨 대변인은 이날 폭발 사고를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가 대테러위원회는 잠정 조사 결과 이날 폭발이 여성 자폭 테러범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연방수사위원회도 테러 직후 사고 현장에서 자폭 테러범의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시신 잔해 가운데 머리 부분을 발견해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이번 테러가 ‘검은 과부’의 소행일 가능성이 고조됐다.

하지만 마르킨 대변인은 이후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 폭발물을 터뜨렸을 가능성을 포함 여러 가설을 검증하고 있다”며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다른 수사기관 관계자도 한 남성이 배낭 안에 폭발물을 숨기고 금속탐지기를 통과하다 탐지기가 신호음을 내자 경찰이 이 남성의 배낭을 점검하려는 순간 폭발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연방수사위원회의 또다른 관계자는 남성과 여성 2명이 함께 테러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경찰관들이 수상한 외모의 여성을 발견하고 경찰관 한 명이 이 여성에게로 접근하던 도중 폭발물이 터졌다”고 전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수사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폭발 사고 현장에서 수류탄 핀을 낀 남성의 손가락 하나와 수류탄 파편, 전자시계 등이 발견됐다면서 10월 버스 테러 현장에서도 비슷한 증거품들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어로 ‘샤히드카’로 불리기도 하는 ‘검은 과부’는 대부분 20∼30대 체첸 여성들로 특수 훈련을 받은 뒤 주로 자살 폭탄 공격을 감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남성보다 검문 검색을 피해 목표물에 접근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2006년 사망한 체첸 반군 지도자 샤밀 바사예프가 ‘리야드 우스 샬리힌 순교자단’의 일부분으로 여성 조직을 만들며 시작됐다고 알려져 있지만 결성 시기와 지도자, 상부 조직, 훈련 장소 등에 대해 여러 설이 나돌고 있다. 아직 정확한 것이 알려지지 않은 베일에 싸인 조직이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볼고그라드=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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