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지난 2006년 3월부터 서울 용산구 전자상가의 한 소규모 PC업체에서 일을 해온 A(33) 씨. 그는 3년간 일한 이 업체에서 경리업무를 하다 2009년 4월부터 그해 6월 중순까지 두달간 수차례에 걸쳐 법인통장에서 10억원을 빼내 도주했다. A 씨가 회사자금 10억원을 들고 도주한 뒤 피해를 입은 PC업체는 곧바로 문을 닫았다. 또 이 업체에서 일하던 종업원 6명도 뿔뿔이 흩어졌다.
피해 PC업체 대표 B 씨는 서울 성동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A 씨는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고 결국 이 사건은 기소중지됐다.
그 사이 A 씨는 서울지역에서 찜질방, 고시텔 등을 옮겨다니면서 도피 행각을 이어갔다. 이후 A 씨는 정모 씨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살기 시작했다. 정 씨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신분을 위장한 뒤 수개월 동안 안경점에서 부품 배달 일을 했다. 이어 친척 집이 있는 경기 용인시에 단기간 계약으로 원룸을 얻어 생활했다.
경찰은 A 씨를 다액 장기도주 수배자로 선정한 뒤 탐문 수사를 통해 최근 A 씨 소재를 파악했다. A 씨는 이달 19일 용인시 자신의 원룸에서 경찰에 검거된 후 21일 회사자금 10억원을 횡령한 혐의(특경법상 업무상횡령)로 구속됐다.
피해자와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횡령금 10억원을 자신의 어머니가 마카오에서 도박으로 모두 탕진했다고 진술했다.
결국 어머니의 도박자금을 대려고 회삿 돈에 손을 댄 A 씨로 인해 B 씨 사업은 망했고, 종업원도 직장을 잃은 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