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최종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까지 유예기간을 한 달 여 남긴 가운데, 의회가 예산안 협상에서 초당적 합의를 이뤘다. 공화당 내 보수 세력인 티파티가 잠정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으나 셧다운 재발을 막기 위한 1차 관문은 통과했다는 평가다.
양당 협상 파트너인 폴 라이언(공화ㆍ위스콘신) 하원 예산위원장과 패티 머레이(민주ㆍ워싱턴) 상원 예산위원장은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2014회계연도(올해 10월 1일~내년 9월 30일) 예산안에 대한 합의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합의된 예산안 규모는 1조달러 수준으로, 그동안 논의돼왔던 9670억달러에서 조금 늘었다. 증가분은 정부수수료 확대와 연방정부 공무원 퇴직연금 삭감 등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또한 현행 시퀘스터(연방정부 자동 예산 삭감) 규모를 630억달러 줄이면서 정부 지출을 850억달러 줄이는 방식으로 정부재정 적자를 230억달러 추가로 감축시키기로 했다.
잠정 합의안이 도출됨에 따라 하원은 오는 13일 예산안을 처리하고 상원은 늦으면 다음주에 표결에 부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화당 내 보수 세력인 티파티가 잠정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으며 민주당 내 일각에서도 복지 프로그램 축소에 반발하고 있어 상ㆍ하원 예산안 통과에는 조금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예산안이 올 연말까지 양원을 통과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최종 서명하면, 정치권이 최근 몇 년 간 연말마다 예산 전쟁을 벌이던 구습을 벗어나게 된다. 미국 의회는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집권 이래 단 한 차례도 연말 이전에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한편 미국 정치권은 지난 10월 예산안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서 16일 간 지속된 연방정부 셧다운을 경험했다. 상ㆍ하원은 연방정부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막기 위해 종전 수준의 지출을 지속하도록 하는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내년 1월 15일까지 적용키로 했으며 이달 13일까지 장기 재정 적자 감축안을 만들어 관련 법안을 처리하기로 한 바 있다. 이후 양원 위원장을 필두로 협상팀이 구성돼 복지예산 조정, 세제 개편 등 적자 해소 방안을 논의해 왔다.
이번 합의안 도출 이후 머레이 위원장은 “이번 합의안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당파를 넘어 교착 국면을 타개했다”고 말했다.
또 라이언 위원장은 “세금을 올리지 않으면서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고, 더 현명한 방식으로 지출을 줄이도록 했다”며 “합의안을 이끌어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동료 의원들의 지지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문영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