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사진으로 평생 피해”

1심, 시효 만료 판단

2심서 판단 뒤집혀…소송 재개

록밴드 너바나의 1991년 앨범 '네버마인드' 표지. [트위터]
록밴드 너바나의 1991년 앨범 '네버마인드' 표지. [트위터]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록밴드 너바나의 1991년 앨범 표지에 아기 때 알몸 사진이 실린 당사자가 제기한 소송이 재개된다. 1심은 이미 소멸시효가 만료됐다며 각하됐는데 2심이 이를 뒤집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연방 항소법원은 너바나의 앨범 '네버마인드'(Nevermind) 표지 사진 속 당사자 스펜서 엘든(32)이 너바나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 각하 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스펜서 엘든은 너바나의 앨범 ‘네버마인드’ 표지에 실린 아기 알몸 사진의 당사자다. 엘든은 서른 살이 된 지난 2021년 8월 너바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엘든은 “해당 사진이 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아동 포르노에 해당한다”며 “자신의 부모가 사진 사용에 동의한 적이 없고, 이 사건으로 본인이 평생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생존해있는 너바나 멤버, 유가족을 상대로 각각 최소 15만달러(약 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하지만 1심을 맡은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은 지난해 9월, 엘든이 낸 소송을 각하했다. 엘든이 피해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시점으로부터 이미 10년이 넘게 지나 소멸시효가 만료됐다는 이유였다.

당시 엘든은 “해당 사진 때문에 지속적인 고통을 받았기에 시효와 상과없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엘든 측 항소로 열린 2심에선 판단이 달라졌다. 판사 3명으로 구성된 항소법원 재판부는 이 앨범이 지난 10년 동안 계속 재발매돼 시효가 만료되지 않았다는 엘든 측 주장을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앨범) 이미지의 각 재발행이 새로운 개인적 피해를 구성할 수 있다”며 “2021년 30주년 기념 재발행에 해당 이미지가 등장했다”고 밝혔다.

다만 “앨범 표지가 아동 포르노의 정의를 충족하는지 여부는 이번 항소심의 쟁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2심 판결에 대해 너바나 측은 “우리는 이 무가치한 소송을 강력하게 방어할 것이며 승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앨범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비교적 유명하지 않은 밴드였던 너바나는 엘든의 부모에게 사진 사용료로 200달러(현재 환율로 약 26만원)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notstr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