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용량 감소 포장지 표시 의무화 추진

공정위 위반업체 부당행위 지정 고시 검토

정부가 제품 포장지에 용량변경 사실 표기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단위가격 표시의무 품목을 확대하고, 온라인 매장에도 단위가격 표시를 도입키로 했다.

가격을 그대로 두면서도 용량을 줄이는 식으로 소비자를 눈속임하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을 막자는 취지에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별다른 고지 없이 제품 용량 등을 변경하는 편법적인 가격 인상,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공동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면서 “변칙적인 가격 인상이 근절되도록 만전을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선, 환경부와 식약처는 생활 화학제품이나 식품 등의 용량이 변경돼 단위가격이 상승하는 경우, 포장지에 용량 변경 사실을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주요 생필품의 용량·규격·성분 등이 변경될 경우 포장지 혹은 제조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를 알리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사업자 부당행위로 지정할 수 있도록 관련 고시를 개정하기로 했다.

또 정부는 대규모 점포의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시행되는 ‘단위가격 표시 의무제도’의 대상 품목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 및 연구용역을 거쳐 온라인 매장에서도 단위가격을 표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소비자 단체 모니터링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소비자원에 가격전담 조사팀을 신설하고, 참가격 모니터링 대상을 128개 품목(336개 상품)에서 158개 품목(500여개 상품)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발표됐다.

소비자원과 사업자 간 자율 협약을 추진해 유통사가 취급하는 1만여개 상품에 대한 용량 정보를 수집하고, 용량 변경에 대한 전방위적인 모니터링 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참가격 내 73개 가공식품 품목(209개 상품)에 대한 슈링크플레이션 실태를 조사한 결과 총 3개 품목 19개 상품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바프’(HBAF)의 허니버터아몬드 등 견과류 16개 제품, CJ제일제당의 백설 그릴 비엔나(2개 묶음 상품),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체다치즈 20매 상품과 15매 상품 등의 용량이 적게는 7.7%에서 많게는 12.5%까지 줄었다. 이 가운데 바프의 경우 허니버터아몬드 등의 용량 변경 사실을 자사몰을 통해 고지했다.

정부가 지난달 설치한 슈링크플레이션 신고센터를 통해 지난 8일까지 접수된 53개 상품 중에선 9개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몬덜리즈 인터내셔널의 호올스 7개 상품과 가정배달용 제품인 연세대학교 전용목장우유 2개 상품의 용량이 10.0∼17.9% 줄었다.

연세대학교 전용목장우유의 경우 자사몰을 통해 용량 변경 내용을 안내했다.

언론보도를 통해 슈링크플레이션이 언급된 제품 10개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실시했는데, 올해 용량을 줄인 제품은 9개였다.

동원에프앤비의 양반 참기름김·들기름김, 해태 고향만두, 오비맥주의 카스 캔맥주(8캔 묶음), CJ제일제당의 숯불향 바베큐바, 풀무원의 올바른 핫도그 등 핫도그 4종의 용량이 1.3∼20.0% 줄었다.

소비자원은 다만 일부 제조사가 용량 변경은 인정하면서도 포장재나 레시피가 변경된 리뉴얼 상품이라고 주장해왔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백설 그릴 비엔나 소시지(2개 묶음)를 640g에서 560g으로 줄이면서 가격도 9480원에서 8890원으로 내렸다. 이에 따라 10g당 가격은 약 8% 인상됐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 “사업자 자율 협약과 민간 모니터링 확대 등 관련 제도개선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 소비자들이 슈링크플레이션 관련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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