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수능 만점자에게 지방대를 권유했다가 '무책임하다'는 책망을 들은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과거 한 매체에 실린 기고문 속 사연인데, 최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 배부와 함께 다시 회자되고 있다.
1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수능 만점자에게 지방대학을 권했다가 벌어진 일’이라는 제목의 글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해당 글은 부산 한 지역신문에 기고된 독자 A씨의 글로 알려졌다.
게시물에 따르면 A 씨는 5~6년 전 수능 만점을 받은 어느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과 점심을 먹을 기회가 있었다. A씨는 "(수험생이)고향 부산에 대한 애착이 상당했으나 만점을 받았기에 원하는 대학과 학과로의 진학은 떼어 놓은 당상이었다"고 적었다.
A 씨는 서울대 경영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부모에게 “그러지 말고 부산대학교에 입학원서를 넣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했다가 무안을 당했다고 한다. 당시 상황에 대해 A 씨는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식사하던 일행들이 ‘그런 무책임한 말이 어디 있냐’고 비판했다”며 “학생도 ‘뜻밖의 제안’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능 만점자가 지방대학에 가는 것이 과연 인생을 망치는 일인지는 지금도 납득되지 않는다”며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은 서울을 향한 우리의 열등의식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보여준다”고 일갈했다.
그는 “서울 이외를 뭉뚱그려 ‘지방’이라 부르는 데서도 깊은 차별이 배어 있다”며 “서울은 늘 세련되고 앞서가며 지방은 늘 어리숙하고 투박하다는 식의 이분법이 우리 사회를 지배해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수능 만점자에게 지방대 진학을 권한 건 학생의 재능이 평범해지는 일을 막으려는 취지였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부산도 아닌 그저 경상도에서 온 어느 유학생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며 “그러니 수능 만점자에게 지방대 진학을 권유한 본질은 경계를 뛰어넘는 리더가 되어 서울과 지방의 벽을 허물어 달라는 당부를 한 것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는 “서울대에 진학해 서울에 뿌리내려 개인의 꿈을 이루는 것도 소중하지만, 수능 만점이라는 그 특별한 재능을 우리 사회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데 활용해달라는 뜻이었다”며 “수능 만점자가 지방에 남는 것이 대단한 이슈가 되지 않는 사회를 꿈꾸는 것이 잘못일 수는 없다”며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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