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불체포특권 포기’ 원칙 고수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오는 21일 본회의에서의 표결이 유력한 가운데, 20일이 넘은 이 대표의 ‘장기 단식’이 당 안팎 여론을 흔드는 모습이다.

단식이 이어질수록 이 대표에 대한 당내 동정론이 고개를 든 데다, 병원 이송 직후 검찰의 영장 청구로 크게 격앙된 민주당에선 일단 부결 목소리가 훨씬 부각되고 있다. 다만 비명(비이재명)계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선언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표결에서 ‘가결 수’가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무기명 비밀투표라는 표결 방식도 결정적인 변수라는 것이 정치권 시각이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오전 이 대표 체포동의요구서를 재가하면서 오는 21일 체포안 표결이 유력해졌다. 민주당은 이 대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날 두 차례나 의원총회를 열어 이 대표 단식과 건강 상황을 공유하고 영장 청구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단식 19일째이던 전날 오전 건강악화로 병원에 긴급 후송됐다. 이 대표는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단식 치료에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중랑구 녹색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병상에서도 최소한의 수액 치료만 받고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이 대표의 병원 이송 직후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민주당내 규탄 목소리가 극에 달했다.

당내에선 일단 부결 여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앞서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의원총회 공개발언을 통해 부결 주장을 공론화한 바 있다. 이외에도 일부 친명(친이재명)계 의원과 지역 원외 인사 등을 중심으로 앞다퉈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성 지지층도 발빠르게 움직이며 의원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른바 ‘개딸’들은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부결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자를 돌렸고, 부결·가결 여부를 물어 답변을 받은 문자를 온라인 상에 공개했다. 김병욱·이용빈·이해식·정태호 의원 등이 부결 의견을 담아 답변을 보낸 것으로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비명계의 가결 의지도 굳건한 분위기다. 한 비명계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여러 변수에도 이 대표가 공언한 불체포특권 포기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가결해야 한다는 입장은 변화 없다”면서 “이번에도 민주당이 신뢰를 저버리면 총선 승리는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표결이 무기명 비밀투표에 부쳐진다는 점도 강력한 변수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의원들이 표결에 모두 참여한다는 전제 하에 최소 27표만 가결에 투표하면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통과된다”면서 “2월 첫 번째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있었던 이탈표 규모를 감안하면, 그 때보다도 커진 비명계 목소리가 이번에 가결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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