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호스 방식 불발에 공매 전환
[헤럴드경제=김상훈 기자]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플라이강원이 ‘스토킹호스’ 방식 대신 공개매각 절차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새 주인 찾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법정 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플라이강원은 최근 매각 방식을 스토킹호스에서 공개경쟁입찰로 전환하기로 했다. 법원의 허가를 거친 뒤 공개 매각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스토킹호스는 인수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공개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방식으로 플라이강원은 기업회생이 결정된 뒤부터 이 같은 방식 하에 물밑에서 투자희망자를 물색해 왔다.
하지만 적정한 인수예정자를 찾는데 실패하자 공개매각절차로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물론 인수 의향을 밝힌 곳이 없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등이 인수를 검토했으나 의사 결정이 지연되면서 최종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경쟁입찰은 입찰을 희망하는 모든 자격자가 입찰에 참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찰자 수요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더욱이 현재까지 플라이강원이 잇따른 매각 실패와 항공운항증명(AOC) 효력 정지 등 악재가 거듭되어온 만큼 오히려 공개매각을 통해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적정 인수자를 선정하는 데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플라이강원은 진입장벽이 높은 항공업 라이선스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가치가 있어 여전히 다수의 원매자가 있는 상황이다. 항공산업은 정부 허가가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은 편으로 앞으로 한동안 시장 신규 진입자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 진출을 원하는 투자자 입장에선 면허를 소지하고 있는 것 자체가 구미를 당기는 요소인 셈이다.
IB 업계 안팎에선 공개매각으로 전환 시 플라이강원의 기업가치가 어느 정도로 형성될 지에 따라 매각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시장에선 플라이강원 매각가로 300억원 내외가 거론된다. 여기에 경영 정상화 차원에서 약 500억원의 추가 투입을 감안해 1000억원 안팎 수준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됐다.
매각 측은 조만간 청산가치 등을 포함한 회계법인의 관련 조사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할 계획으로 이를 토대로 기업가치 등이 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전철을 밟아 새 주인을 찾은 이스타항공의 경우 기업가치 산정 시 인천 기반의 알짜노선들이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후문이다. 반면 양양을 기반으로 하는 플라이강원의 노선들에 대해선 여전히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운송산업이 돈 있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서 플라이강원이 갖고 있는 면허의 희소성이 분명 있다”면서도 “다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회생절차를 종결하고 경영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얼마의 금액이 적정한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