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 - 터치(T.O.U.C.H.) 교사단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선도학교 - 터치(T.O.U.C.H.) 교사단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 관련 움직임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교사들의 집단 연가 사용은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로 또 다른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9월 4일 집단행동을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교사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지난 7월 발생한 서울 서이초 2년차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오는 9월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정하고 집회에 참여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날은 서이초 교사가 사망한 뒤 49일이 되는 날이다. 개학 이후인 만큼 교사들은 연가, 병가를 사용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하고 있다. 공교육 멈춤의 날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교사만 8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호 “정치적으로 오해 받을 수 있어”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시민들이 학교에서 숨진 교사를 추모하기 위해 놓아둔 꽃들이 쌓여 있다. [임세준 기자]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시민들이 학교에서 숨진 교사를 추모하기 위해 놓아둔 꽃들이 쌓여 있다. [임세준 기자]

이 부총리는 27일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재량휴업이나 연가 사용은)불법이 되거나 학습권과 충돌하면서 교육계에서 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분쟁적이고 갈등이 유발 될 수 있다. 정치적으로 오해 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며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또 “교사의 가장 중요하는 일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학습권을 침해하는 방식보다는 고인을 추모하고 교권회복 요청의 목소리를 높일 다양한 방식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차를 내거나 휴교를 결정한 곳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총리는 이날 배포된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전국의 모든 선생님들은 일부 불법적이고 조직적인 집단행동 선동에 현혹되지 말고 현장을 지켜달라”며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위한 선생님들의 외침에 공감하고 있으며,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교육장 파면·해임, 교육청 감사 가능”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전국교사일동이 연 '국회 입법 촉구 추모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월 22일부터 매 주말 공교육 정상화와 지난달 사망한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전국교사일동이 연 '국회 입법 촉구 추모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월 22일부터 매 주말 공교육 정상화와 지난달 사망한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는 9.4 공교육 멈춤의 날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교사 개인 뿐 아니라 학교장, 각 시도교육청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교사의 연가·병가와 학교의 임시휴업은 법에 규정된 상황에서만 사용될 수 있으며, 9.4공교육 멈춤의 날과 관련해 사용되는 것은 ‘우회 파업’으로 법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집회 참석, 연가·병가 사용 및 승인, 학교 임시 휴업 등 행위를 한 경우 학교장과 교사 모두 국가공무원법 등에 따른 최대 파면·해임 징계와 직권남용 형사 고발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교육부는 우선 교사 개인의 연가, 병가 사용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집회에 참여하지 않고 연가·병가만 사용하는 것도 사실상 파업으로 볼 방침이다. 국가공무원 복무 규정 제24조의2,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4조 및 제5조를 근거로 들었다. 연가 사용은 직계가족 경조사 등 특별한 상가 없는 한 수업을을 제외하여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병가 또한 질병, 부상 등으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할 경우 사용해야 한다. 교육부는 지난 2014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법외 노조 철회를 요구하며 집단조퇴 투쟁을 했다가 집단행동 금지 등으로 징계를 받은 바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장 차원에서 추진하는 ‘임시휴업’ 또한 적법한 절차를 어기는 것이라 봤다. 교육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47조에 따라 학교 임시휴업은 매 학년도가 시작되기 이전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교사 집단행동을 위해 학교가 9월 4일을 임시휴업일로 정하거나 교장이 교사의 연가·병가를 승인하는 행위 역시 위법”이라고 강조했다.

9.4 공교육 멈춤의날을 묵인하는 시도교육청에 대한 엄벌 방침도 밝혔다. 각 시도교육청이 교육부의 징계 요구에 불응할 경우 교육청에 대한 ‘감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교원 징계는 국가위임사무로 교육부가 직무이행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불응한 교육청에 대한 감사도 가능하다”며 “교원 징계요구를 거부할 경우 직무유기죄로 교육감에 대한 고발 가능하다”고 했다.

지난 24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SNS를 통해 지지 의사를 밝힌데 대한 대응이다. 조 교육감은 “9월 4일을 추모와 함께 공교육을 다시 세우는 날로 정하고자 한다. 재량휴업을 결정한 학교도 있다”며 “9월 4일 추모와 애도의 마음으로 모인 선생님들을 끝까지 보호하고 함께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