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프 총재 “대출 30%를 회원국 통화로”

달러 의존도 낮추기 위한 노력 일환

10월까지 인도 루피화 채권 발행 계획

“대출 시 정치적 조건, 정책 목표 강요 안해”

지우마 호세프 신개발은행 총재가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타스]
지우마 호세프 신개발은행 총재가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타스]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가 세운 독자적 금융 협력체제인 신개발은행(NDB)이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다극화된 국제 금융 시스템을 추진하기 위해 회원국의 현지 통화로 대출을 시작한다.

전 브라질 대통령 출신인 지우마 호세프 NDB 총재는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올해 80억달러에서 100억달러의 대출을 회원국에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이중 약 30%를 현지 통화로 빌려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NDB는 중국의 통화인 위안화로 일부 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남아공에는 현지통화인 랜드화로, 브라질과 인도에는 각각 헤알화와 루피화로 대출을 해주겠다는 계획이다.

호세프 총재는 “이를 위해 우리는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하거나 채권을 발행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카즈베코프 NDB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오는 10월 인도에서 루피화 채권을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NDB가 현지 통화 대출을 확대하는 것은 무역 및 금융 거래 과정에서 달러에 대한 대안을 장려하기로 한 브릭스 국가 간 합의에 따른 것이다.

호세프 총재는 현지 통화로 대출할 경우 돈을 빌린 회원국이 환율 위험과 미국의 금리 변동 영향을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원국들의 현지 통화가 달러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면서도 “그것은 시스템의 대안이고 지금까지의 단극적 시스템을 다극화된 시스템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DB는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구(IMF)와 달리 대출 과정에서 대규모 구조조정과 같은 특정 정책 목표나 정치적 조건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호세프 총재는 “우리는 어떤 조건부도 거부한다”면서 “우리는 각국의 정책을 존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초점은 개발도상국들이 스스로를 위해 만든 은행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기반의 금융질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NDB의 의도가 성공할지는 의문이다. 핵심 회원국인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로 국제 금융 시스템과 단절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2021년 말 기준 NDB의 지분 19.4%를 보유하고 있다.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지난해 러시아 리스크에 대한 익스포저를 이유로 NDB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조정했다. 피치는 “미국 자본시장에서 장기 채권을 발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NDB가 12억5000만 달러 규모의 녹색 채권 발행에 성공했지만 신용등급은 ‘AA+’로 회복되지 못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