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자작극 등 네가지 시나리오

‘소니 픽처스 해킹 공격 사태’ 이후 북한 인터넷이 이틀 연속 다운(불통)되자 이번 사태의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소니 픽처스 해킹 공격범으로 북한을 지목한 미국의 보복성 해킹 가능성이 대두되지만, 미국 정부는 부정도 긍정도 않는 ‘NCND’로 일관하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은 23일(미국 동부시간) 오전 10시41분(한국시간 24일 0시41분)에 중국 통신업체 차이나유니콤이 제공하는 북한의 인터넷망 4개가 접속이 중단됐다가 1시간 만에 개통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전날에도 10시간 가량 인터넷이 마비됐다.

‘은둔의 국가’ 북한에서 벌어진 일이라 정보가 불충분한 가운데, 외신들은 이번 사태 원인을 두고 여러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는 ▷미국의 사이버 보복 ▷핵티비스트(컴퓨터 해킹을 투쟁수단으로 사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행동주의자)의 응징 ▷중국 정부 관여 ▷북한의 자작극 등 네가지로 정리된다.

미국의 사이버 보복 가능성에 대해 미국 내부에선 부인 또는 불가능 의견이 대세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제임스 루이스 선임 연구원은 “그럴 것 같지 않다. 우리가 그렇게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미국 퍼듀대 정보보안학과의 유진 스패포드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정부가 만일 뭔가 하고자 했다면 단순히 네트워크 다운이 아닌 리더십을 겨냥해 뭔가를 했을 것”으로 추론했다.

미국 인터넷 리서치 회사 딘리서치의 더그 매도리 이사는 “사이버 공격이라는 직접적 증거가 없다”며 해킹 공격 수법이 저급한 점을 꼬집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소니픽처스 해킹 사태에 대해 “비례적 대응”을 천명한 가운데 백악관은 부인도 확인도 하지 않고 있다.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 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인터넷망) 불통 원인을 추측할 수 없으며, 불통됐다는 보도도 확인할 수 없다”며 “북한의 인터넷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그렇지않은 지, 또 왜 그런지는 북한에 물어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WP 등 미국 언론은 해킹 집단 소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WP는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ymous)’와 연계된 트위터 계정에 북한 응징 작전을 의미하는 ‘#OpRIPINK’라는 메시지가 지난 19일 올라왔고, 가짜 트래픽을 대량 유발해 인터넷을 다운시킨 수법 등으로 미뤄 핵티비스트의 소행을 의심했다.

스패포드 교수는 “봇네츠(다운프로그램)가 있는 10대들은 정기적으로 네트워크를 다운시킨다”고 말했다. 맥길대에서 어나니머스를 연구한 가브리엘라 콜만은 “어나니머스 일부 회원이 이런 신나는 순간에 공(功)을 세우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이 밖에 소니플레이스테이션 망을 다운시킨 것으로 악명 높은 또 다른 해커집단 ‘리자드스쿼드(Lizard Squad)’의 소행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중국 차이나유니콤이 유일한 북한 인터넷 제공사업자란 점에서 중국의 역할론도 제기된다. 김정은 북한 제1 국방위원장 권력 장악 이후 관계가 소원해진 중국이 북한 권략층에 강한 신호를 보내기 위해 북한 인터넷망 접속을 끊었다는 가설이다.

반면 루이스 CSIS 연구원은 북한이 미국의 보복으로 보일 수 있게 스스로 인터넷을 중단시켰다는 가설을 폈다. 딘리서치의 짐 코위 선임연구원은 “연결이 됐다 안됐다가 완전히 중단된 패턴은 외부 공격에 취약한 네트워크임을 보여준다. 전력 문제 등이 발생할 때 흔하게 일어난다”며 북한의 취약한 인프라를 원인으로 돌렸다.

당사자인 북한은 물론 미국 백악관, 중국 차이나유니콤 까지 모두 입을 닫음으로써 이번 사태는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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