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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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평소 시용하던 메신저에서 오픈 채팅방을 발견한 50대 직장인 A씨. 여성이 개설한 것으로 보이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채팅방이었다. 이 방에 입장, 개설자와 A씨는 자연스레 선정적인 대화를 이어가다, 서로의 신체 영상을 주고받기로 했다.

A씨가 자신의 영상을 전송하자 개설자는 링크 하나를 보냈다. "내 영상을 보려면 이 링크를 눌러 파일을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 A씨 휴대전화에 악성 해킹 프로그램을 설치하기 위한 절차였다.

A씨가 파일을 설치하자, 그의 휴대전화에 저장돼있던 모든 연락처가 '털려 버렸다'. '몸캠 피싱' 범죄 수법이었다.

A씨의 약점을 잡은 개설자는 그를 또 다른 오픈채팅방에 접속, 본격적인 협박을 시작했다.

두 번째 채팅방 개설자는 "지정된 계좌로 20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지인들에게 신체 영상을 뿌리겠다"고 했다. A씨는 이날 하루 동안 30차례에 걸쳐 1억원가량을 송금했다.

큰돈을 잃은 A씨는 이튿날 곧바로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경찰은 A씨도 이 같은 수법의 범죄를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용의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점조직 형태로 활동, 덜미를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몸캠 피싱 발생 건수는 2019년 1824건, 2020년 2583건, 2021년 3026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통계는 아직 공식 집계되지 않은 상태다.

몸캠 피싱 범죄의 특성상 피해 사실을 감추고자 112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를 고려하면 실제 발생 건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피싱 조직이 악성 프로그램을 깔도록 피해자를 회유하는 수법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