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신도시의 한 신축 아파트 입주자 집에서 나온 혹파리 사체. [연합]
지난 15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신도시의 한 신축 아파트 입주자 집에서 나온 혹파리 사체.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인천 송도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날벌레의 일종인 '혹파리'가 잇따라 나와 입주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6일 송도신도시 A 아파트 입주자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이후 이 아파트의 창문틀과 화장대 서랍, 붙박이장 등서 혹파리의 알이나 사체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는 전체 1820세대로, 혹파리 등 해충 관련 하자 접수를 한 세대가 수백 세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단지 내 오피스텔 세대에서도 비슷한 하자 접수 건이 줄이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아파트 건설사는 하자 신청을 받고 전문 방역업체를 통해 순차적으로 방역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혹파리가 나온다는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일부 세대는 방역 이후에도 혹파리가 보인다며 가구 교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이 아파트에 입주한 김예지(34)씨는 "아이 셋을 키우고 있는데 이제 막 입주한 아파트에서 벌레와 함께 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라며 "매번 벌레를 잡고 약을 뿌리는데도 소용이 없어 하루하루가 지옥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방역이라도 하려 했으나 신청 세대가 많아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방역을 완료한 세대도 (혹파리가) 완전 박멸되지 않았다는 경우가 많아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지난 15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신도시의 한 신축 아파트 입주자 집에서 나온 혹파리 사체를 아이가 가리키고 있다. [연합]
지난 15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신도시의 한 신축 아파트 입주자 집에서 나온 혹파리 사체를 아이가 가리키고 있다. [연합]

혹파리는 중국이나 인도 등에 주로 서식하며 파리목의 혹파리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주로 날씨가 따뜻해지는 4∼6월께 출몰한다.

송도에선 2008년에도 혹파리가 무더기로 출몰해 '혹파리떼 대란'이 일어난 바 있다. 그 뒤 2021년엔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한 아파트 일부 세대에서 혹파리가 나왔고, 같은 해 경기 김포와 화성에서도 잇달아 비슷한 사례가 나왔다.

국내에서 자주 발견되는 혹파리는 곰팡이나 버섯을 먹는 균식성으로 붙박이장 등 가구 내부에서 서식하다가 성충이 되면 가구 사이의 틈을 통해 외부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구의 원재료 등에 처음부터 알 또는 유충, 번데기 상태로 머무르다가 때가 되면 부화하는 경우가 많다.

혹파리는 병을 옮기거나 흡혈을 하는 등 직접적인 해를 끼치진 않지만 4㎜ 내외로 크기가 매우 작아 음식물이나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들어갈 수도 있다. 곤충 껍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해로울 수도 있다.

국내 혹파리 연구 분야 전문가인 이흥식 농림축산검역본부 농업연구관은 "국내에선 혹파리 발생이 붙박이장 등 가구와 관련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해외 조사에서도 비슷한 장소에서 발견됐으며 살충 성분이 가구 내부까지 침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원인을 제거하는 것 외엔 박멸이 쉽진 않다"고 설명했다.


better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