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중재안 수정안 통과에도
“수정前 버전으로 거부권 건의”
농해수위 위원 릴레이 삭발식도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초읽기에 들어가자 더불어민주당은 3일 이를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야당 단독 개의한 국회 상임위원회에서는 오는 11일 관련 현안질의를 위해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증인으로 채택했고,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면서 공세 고삐를 높였다.
민주당 주도로 이날 오전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민주당 위원들은 일제히 한 총리를 겨냥해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 건의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날 회의는 국민의힘 불참 속에 민주당과 윤미향 무소속 의원 참석으로 열렸다.
앞서 양곡관리법은 지난달 30일 국회의장 중재안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고, 대통령실도 여론을 수렴했다며 적절한 시일 내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거부권 행사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르면 4일 국무회의에서 관련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주철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수정안 의결에 따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분석도 폐기돼야 하나 윤석열 정부의 국무총리는 (이를) 갖고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면서 “알고도 인용했다면 국회는 물론 국민을 능멸한 것으로 마땅히 탄핵될 사유”라고 주장했다.
김승남 의원은 “한 총리는 양곡관리법을 ‘쌀 강제 매수법’이라고 왜곡 선전을 하며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고 했고 윤재갑 의원은 “총리가 선동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을 가지고 담화를 발표했는데 여기에 대해서 해명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원택 의원도 “한 총리의 담화문을 보고 농민들의 삶과 처지가 얼마나 절박하고 어려운지 (인식이) 안일하다는 생각, 전형적인 관료주의적인 정책 판단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이날 회의에 불참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야당 의원들은 오는 11일 양곡관리법 현안질의 차원에서 정황근 장관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주철현 의원은 “장관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 결과가 대국민 담화문에 담겨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 허위 담화문 발표 경위를 확인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진행하거나, 다음 상임위에 장관이나 연구원장을 증인으로 소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재갑 의원은 “(정황근) 장관을 증인으로 채택해 어떻게 이런 데이터가 나왔는지 강하게 추궁하고, 필요하면 장관을 탄핵해도 되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농해수위 위원들은 오후에는 농민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농민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당 쌀값정상화TF 팀장인 신정훈 의원 등이 삭발식을 진행했다.
삭발식에 앞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양곡관리법을 둘러싼 대치 상황에 대해 “대통령실은 거부권만 운운했다. 용산 출장소를 자처한 여당은 입법부임을 포기한 채 진작부터 윤 대통령 심기 경호에만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어 “총리는 한술 더 떠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지도 않았는데 농업 파탄이 우려된다며 대통령에 거부권 권고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덧붙이면서 “농민 생존권과 식량주권을 지키는 데 어떠한 양보와 타협도 있을 수 없다. 즉각적인 양곡관리법 공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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