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핀란드 총선에서 친기업 중도우파 성향의 국민연합당이 중도좌파 성향의 집권 사회민주당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지난 2019년 ‘세계 최연소 총리’의 탄생을 알렸던 산나 마린 총리는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2일(현지시간) 현재 개표가 99% 진행된 가운데 국민연합당은 20.8%, 핀란드인당은 20.1%, 사회민주당은 19.9%를 득표했다. 이에 따라 각 정당은 총 200개 의석 중 48석, 46석, 43석을 차지하게 된다.
페테리 오르포 국민연합당 대표는 선거 결과에 대해 “위대한 승리였다”고 자평하며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핀란드 정부를 꾸리기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3위의 성적표를 받은 마린 총리는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국민연합당, 핀란드인당에 축하한다”며 “민주주의의 뜻”이라고 말했다.
현재 37세인 마린 총리는 재임 기간동안 코로나19 사태 대응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무리 없이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집권 당시 64%에서 최근 73%까지 오른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과 경제성장률 둔화, 물가 상승 등으로 경제·재정 정책 측면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광란의 파티’ 영상이 유출돼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사적인 자리에서 격정적으로 춤 추고 노래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된 것으로, 당시 마린 총리는 마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고 업무 태만이 아니라는 공식 조사 결과도 나왔다.
집권당에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2위를 차지한 극우 성향의 핀란드인당의 리카 푸라 대표는 “역대 최고의 선거 결과”라며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처음으로 의석을 확보한 핀란드인당은 물가 급등과 경제 둔화 등으로 작년 여름부터 지지율이 급증했다. 반이민 정책을 주장해왔으며, 핀란드의 유럽연합(EU) 탈퇴가 장기적인 목표다.
선거에서 승리한 오르포 대표가 아직 사회민주당과 핀란드인당 중 어느 정당과 연립정부를 꾸릴지는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두 당과 모두 각각 다양한 현안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르포 대표는 마린 총리가 핀란드의 경제 안정성을 약화했다고 비판해 왔고, 핀란드인당의 반이민 정책과 EU 탈퇴, 기후 정책에도 반대하고 있다.
2007년 처음 입각해 재무부, 내무부, 농업삼림부 장관을 역임한 오르포 대표는 2016년부터 국민연합당을 이끌어왔다. 차분하고 포용적이며 실용성을 추구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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