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와 대통령실서 첫 만찬
“당 정무적 역할 중요”…K칩스법 사례 언급
尹·金, 월2회 정례회동…한일정상회담 발언도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와 만찬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의 국내 영향과 관련해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당정 공조를 강화하기 위한 사례로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언급하며 “당의 정무적인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14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3시간 가까이 진행된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와 만찬에서 이같이 말했다. 만찬에는 김기현 대표와 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장예찬(청년) 선출직 최고위원, 이철규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전임 지도부를 이끈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전희경 정무비서관 등이 배석했다.
만찬에서는 주로 미국 SVB 사태와 3대 개혁(노동·연금·교육 개혁) 등 경제 관련 이야기가 오갔고, 윤 대통령은 SVB 사태가 국내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전문가 분석을 통한 선제적 대응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시대라 세계가 하나로 묶여 영향을 받다 보니 (국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쉽게 예측할 수 없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특히 윤 대통령은 “당이 국민을 설득하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3대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당이 여론을 설득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론에 힘입어 거대 야당의 반대를 극복한 사례로는 국회 논의가 진행 중인 K칩스법을 들었다. K칩스법은 반도체 등 첨단 전략산업의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상향하는 내용으로, 지난해 말 한 차례 국회를 통과했으나 추가 지원을 검토하라는 윤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올해 2월 추가 개정안이 국회 제출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추가 개정안 논의에 소극적이었으나 미국 등 경쟁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국내 반도체업계가 위기에 놓였다는 여론이 거세지자 3월 국회에서 이를 처리하는 방향으로 최근 입장을 선회했다.
아울러 만찬에서는 윤 대통령과 김 대표가 ‘월 2회’ 정례 회동을 하는 방안도 확정됐다. 첫 회동은 윤 대통령의 일정과 안건 조율 등을 거쳐 3월 말 또는 4월 초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고위 당정협의회와 별개로 추진되는 것으로, 대통령이 직접 당대표와 현안을 논의하는 정례회의란 점에서 이례적이다. 당정관계에서 당의 주도권을 키우겠다는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서 당과 정부의 ‘원팀’을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윤 대통령은 최근 소아병동 현장을 찾았던 사실을 언급하며 “정부에서도 민생 현장을 적극적으로 찾은 것처럼 당도 민생 현장을 중시해야 한다”는 취지로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6~17일 방일 일정과 한일 관계에 대한 언급도 있었으나 야당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향후 추가 회동을 가질 전망이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만찬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만찬이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주기적으로 회동을 가질 것”이라며 “당직 인선이 완료되고 나면 이와 같은 회동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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