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IST, 꽁꽁 언 세포 정상복원하는 동결보존제 개발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냉동인간은 신체를 냉동 상태에 두어 세포가 노화되지 않도록 보존하는 기술로 불치병 환자들에겐 꿈의 기술이기도 하다. 현재 불치병이라 해도 미래에는 치료될지도 모른다는 희망 때문이다. 그러나 신체를 냉동하는 과정에서 신체 조직과 세포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위험이 있다. 세포 내 액체가 얼어붙으면 부피가 커지는데 이 과정에서 세포 내 기관에 손상을 입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직과 기관을 온전하게 보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조직 및 세포에 손상을 주는 얼음 결정의 형성을 막는 일이다.
국내 연구진이 극저온으로 세포를 동결 보관했을 때 기존 화학보존제 보다 우수한 복원능력을 보이고 고농도 사용 시에도 독성을 보이지 않는, 대량생산이 가능한 나노입자 형태의 동결보존제를 개발했다.
기존 화학적 동결보존제인 다이메틸설폭사이드(DMSO) 대비 매우 적은 양(1/2200)을 사용했을 때 그에 상응하는 세포회수율(평균 70%)과 세포 증식 효능(48시간 안에 4배)을 보였고, 우수한 생체적합성으로 희귀 세포 보관, 장기 이식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부 이은지 교수 연구팀은 세포를 냉동-해동할 때 발생하는 결빙 현상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결빙방지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가 결합된 나노 크기의 금속유기골격체 입자를 개발, 기존 동결보존제보다 우수한 세포 복원력을 가진 보존제 합성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얼음-물 계면의 불안정성 원리와 얼음 표면의 화학결합 자리에 주목했다. 얼음 결정 격자와 같은 골격체 격자 크기를 가지고 있으며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가지는 지르코늄 금속유기골격체 나노입자를 합성하고, 결빙방지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를 나노입자 표면에 화학반응을 통해 결합시켜 세 종류(10/30/250nm)의 나노입자를 제조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입자를 물에 첨가 후 냉동-해동 시 얼음의 재결정현상을 관찰한 결과, 나노입자 표면에 규칙적으로 배열된 결빙방지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는 얼음 표면과의 견고한 화학결합을 유도하여 물의 진입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또 작은 크기의 나노입자는 얼음-물 계면의 미세곡률을 증대시켜 어는 점을 낮추고 얼음의 성장을 매우 효과적으로 억제함을 확인했다.
냉동에 의해 형성된 작은 얼음 결정이 해동 시 더 큰 얼음 결정으로 성장하는 것을 얼음재결정화라고 하는데,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입자는 얼음 표면에 효과적으로 결합하여 우수한 결빙제어 효과를 보임으로써 동결 시 세포를 효과적으로 보존하고 해동 시 건강하게 복원했다.
이 나노입자는 기존 동결보존제와 비교 시 높은 농도에서도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보였으며, 극미량(50 ug/mL)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장세포, 암세포, 줄기세포 등 다양한 세포주에 적용했을 때 기존동결보존제와 상응하거나 높은 세포 회수율, 회수된 세포의 증식 효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은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담보로 대량생산이 가능해 경제적인 동결 나노보존제의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면서 “특히 기존 화학보존제의 치명적인 단점을 극복하고 높은 농도에서도 독성이 거의 없으며 극소량을 사용해도 기존 보존제에 상응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어 희귀 세포 보관, 장기 이식 등 관련 생물의학 분야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미국 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 골드지(JACS Au)’ 표지논문으로 1월 23일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