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여행가고 싶은 곳 인근에 재난이 발생하면, 당초 예약했던 여행을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주민들의 삶이 힘겨워졌을텐데, 놀러가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재난당한 바로 그 지점은 어느정도 복구할때 까지 기다려주는게 맞지만, 재해를 입은 곳과 같은 국가, 같은 지자체라고 해서 모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므로 인근지역 여행은 늘 가능하다. 이번 튀르키예만 해도 남동부 일부지역만 피해를 입었지, 국토의 90% 이상이 멀쩡한 상태다.
비슷한 사례를 돌아보면, 대체로 공통점이 있다.
석가모니의 고향인 네팔 정부 사절단은 지진 피해를 입은 지 수개월 지난 2016년 한국을 비롯해 자국 방문객이 많은 나라를 찾았다. 한국의 민관 구호인력이 네팔 지진 당시에도 파견됐음은 물론이다.
한국 구호단은 지진 피해자 구출과 치료를 도왔고, 나아가 지진과는 무관하게 ‘선천성 윤상 수축대 증후군’이라는 난치병을 앓고 있던 네팔 소녀를 한국에 데려와 치료해주었다. 네팔 정부사절단은 이같은 한국의 따뜻한 마음을 잘 알기에 한국을 찾았고, “제발 놀러와 달라”고 당부했다.
네팔 정부와 여행사대표 30명은 “따뜻한 구호활동에 감사하며, 한국인들이 관광 와주는 것은 네팔 국민의 생존에 매우 소중한 일”고 호소했다.
비슷한 시기, 한국 조선산업이 침체기를 겪으며, 경남 거제 등지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이때 경남도와 거제시, 한국관광공사는 ‘거제 여행가기’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부자 도시의 자부심을 갖고 있던 거제시민들도 다시 겸손한 자세로 돌아와 여행객들을 환대했다.
지난해 동해-삼척 일대 산불 피해에도 각계의 온정이 답지하는 가운데, “놀러가주는 것이 구호이고 기부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국관광공사-한국문화관광개발원-강원도-기초단체들이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렸다.
재난피해에 경제침체까지 겹친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재난지역 주민들의 삶이 더욱 피폐해지기 때문이다. 당시 동해 논골담길 여행객들은 산중턱 화마 피해를 보면서, 이런 여행도 나중에 되돌아보면 의미있다고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튀르키예의 이번 지진피해지역은 시리아 내전으로 인해 지진이전에도 여행자제권고, 여행경보구역이었다. 나머지 이 나라 이스탄불, 부르사, 흑해 등 북서지역, 안탈리아, 뮬라, 파묵칼레 등 남서지역, 코카서스, 노아의 방주 아라라트산으로 연결되는 북동지역, 콘야, 앙카라, 카파토키아, 이스파르타 등 중부지역은 피해 입은 것이 없는데도 관광객이 줄어, 경제의 주름이 생기기 시작했다. 경제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야, 튀르키예 내 지진피해 구제가 더욱 원활해진다.
‘재난을 당한 곳의 인근지역 여행하는 것이 온정 나눔’이라는 공식은 이번 대지진에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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