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100일’ 글로벌 광폭 행보

수평·실용 중시 ‘친근한 회장님’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16일 바라카 원전 3호기 가동식에서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부총리 겸 대통령실 장관과 이야기를 나누며 밝게 웃고 있다. [연합]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16일 바라카 원전 3호기 가동식에서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부총리 겸 대통령실 장관과 이야기를 나누며 밝게 웃고 있다. [연합]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듭시다. 제가 그 앞에 서겠습니다.”(2022년 10월 27일 이재용 회장 취임 사내 메시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3일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이 회장은 지난 100일간 글로벌 광폭 행보를 선보이며 ‘JY표’ 해외 현장경영에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약 ‘닷새 중 하루’는 해외에서 경영현장을 점검하고 글로벌 경영인들과 만나 전략 사업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수평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직문화를 새롭게 변모시키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삼성 안팎에서 나온다. 다만 취임 100일 시점에 삼성전자는 ‘반도체 쇼크’(4분기 영업익 97% 급감) 등의 실적 위기에 빠졌다. 적자 경고를 딛고 수익성을 회복하는 것과 함께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가 부양 등 이 회장이 올해 극복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회장 취임 100일 중 20여일 해외서...‘현장 경영’ 집중=이재용 회장의 취임 후 행보는 ‘해외 현장 경영’으로 귀결된다. 100일 중 총 20여일을 해외 출장에서 보냈을 정도로 글로벌 현장을 챙기는 데 힘썼다. 12월부터 2주 간격으로 중동, 동남아, 유럽 등을 누비며 쉴 틈 없는 행보를 보였다.

이 회장이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로 정한 건 아랍에미리트공화국(UAE)다. 지난해 12월 6일(현지 시간) UAE 아부다비 알 다프라에 위치한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건설 현장을 방문해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출장에서 돌아온 후 바로 2주 뒤에는 베트남 하노이를 찾아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참여했다. 이 회장은 하노이 인근 삼성 생산공장에 들러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베트남 일정이 끝난 뒤에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찾아 동남아 주요 거점 등을 9일간 둘러봤다.

신년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UAE 경제사절단에 동행한 데 이어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가했다. 이 회장은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글로벌 리더를 만나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평소 친분이 있던 인텔, 퀄컴 최고경영자(CEO) 등과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드러내며 투자 유치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국내에서도 이재용 회장은 글로벌 리더들과 꾸준히 만나면서 유의미한 경영 성과를 쌓았다. 지난해 11월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회동해 네옴시티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12월에는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올리버 집세 BMW CEO와 만나 전기차 분야 협업을 강화하며 배터리가 미래 성장 동력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수평·실용 중시 행보...전례없는 위기 극복할 JY 리더십 관심=이 회장이 취임 전부터 보여온 소탈하고 수평적인 모습이 회장 취임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최근 엔 방문 현장에서 ‘친근한 회장님’의 행보로 상생과 소통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1일에는 대전에서 삼성화재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고충을 들었다. 같은날 삼성전자는 ‘OO 님’, 영어이름, 이니셜 등으로 수평 호칭의 범위를 경영진과 임원에도 확대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임직원은 자신이 선호하는 호칭을 내부에 공지할 수도 있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 구축에 힘 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회장 취임 후 본격적인 경영을 시작한 만큼 창업·선대회장들과 구별되는 JY만의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 300조원의 고지를 밟았지만, 대외적인 경제 복합 위기 속에 성장세를 이어가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올해는 이건희 선대회장이 ‘신경영 선언’을 발표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글로벌 초일류 기업의 반열에 삼성을 올린 선대회장의 유산을 이어가면서도 대위기를 극복하고 반등 기회를 제시하는 ‘JY’만의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 취임 후 삼성이 어떻게 경영상 위기를 극복하고 초격차 성장 동력을 구축하는지 올해가 본격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지헌·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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