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쉬하던 청소년 성문화 도마에
침구 있는 룸카페 대부분 청소년 허용
성행위 불법 알지만…“룸카페밖에 없다”
“이 기회에 청소년 성문화 논의를”
[헤럴드경제=김빛나·박지영·박혜원 기자] 여성가족부가 탈선을 이유로 ‘신·변칙 룸카페’의 입장을 불허한 것을 두고 청소년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여성가족부가 지자체와 경찰의 단속을 예고한 가운데 그동안 쉬쉬했던 ‘청소년 성문제’도 함께 도마 위에 올랐다. “탈선 기회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풍선효과로 청소년 성문화가 더욱 음지화될 것”이라는 목소리로 나온다.
2일 헤럴드경제가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KT&G상상마당 부근 룸카페 10곳을 조사한 결과 ‘청소년 출입금지’ 업소는 단 한 곳도 없었다. 하지만 대부분 여가부가 지적한 청소년 출입 금지 업소에 해당됐다. 천장이 있는 방을 구비한 룸카페가 10곳 중 9곳이었고, 이 중 눕기가 가능한 토퍼·접이식 매트리스 등 침구가 구비된 업체도 과반 이상이었다.
여가부는 자유업이나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있어도 ▷밀폐된 공간·칸막이 등으로 구획하고 ▷침구를 비치하며 ▷신체접촉 또는 성행위가 이루어질 우려가 있는 경우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홍대 부근에서 4년째 룸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샤워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적정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청소년에게 과도한 스킨십을 하지 말라고 권고도 하고 있다”며 “일부 문제 있는 업체를 단속을 대대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룸카페 전체를 매도하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은 룸카페 논란을 두고 ‘터질 게 터졌다’는 입장이다. 청소년 사이에서도 암암리에 룸카페를 성행위가 이뤄지는 곳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등학생 박모(18)군는 “룸카페는 데이트하러 많이 가는데 거의 대부분 관계를 가지러 간다”며 “룸카페 자체를 금지하면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연인과 시간을 보낼 장소가 없어질 것이다. 음지화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박씨처럼 룸카페가 청소년 유해업소로 지정될 경우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청소년도 있었다. 노래방이나 룸카페 내 성행위가 불법인 사실을 알지만 ‘현실적인 면에서’ 룸카페로 간다는 것이다. 부산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김모(19)군은 “청소년이 성관계를 맺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나 모텔 등 숙박업소는 출입불가능하다”며 “집에서도 개인 사생활이 보장된 경우도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룸카페에서 탈선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건 아니지만 단속이 이뤄지면 갈 곳 없는 청소년들이 위험 시설로 내몰릴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탈선을 막기 위해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중학생 김모(16)양은 “침구가 있는 룸카페가 늘면서 청소년들의 탈선이 오히려 늘어나게 되는 경향도 있다”며 “개인적으로 출입금지를 찬성한다”고 말했다.
룸카페에 대한 청소년들의 생각은 다양했지만 성문화를 보장해야 한다는 생각은 일치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김모(19)군도 “청소년들의 성문화를 인정한다면 그에 맞는 합법적인 장소가 필요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모 양도 “변칙 룸카페를 막자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 성문제를 덮기 위해 규제를 한 거라면 반대”라며 “학생들은 다른 대체제를 금방 찾을 것 같다. 차라리 청소년 성문화를 어떻게 보장할 것이냐는 논의를 공론화했음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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