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격 폭락·재고조정 필요성↑

“전세계 반도체 매출 최대 22%하락”

SK하이닉스 이천 M16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이천 M16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메모리 반도체 한파’에 따른 전례 없는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반도체 가격 폭락과 재고 조정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를 예년의 50% 수준으로 축소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동시에 올해 하반기 시장 반등을 발판으로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등 프리미엄 제품을 통한 턴어라운드(실적 전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0년만 분기 적자...매출 ‘50조원 시대’도 무산=1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6986억원, 영업손실 1조70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44조6481억원, 영업이익 7조6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가 각각 23%, 28% 가량 하락하며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만 해도 SK하이닉스가 올해 사상 처음 ‘매출 50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 역시 무산됐다. SK하이닉스는 2010년 10조원대, 2017년 30조원대, 2018년 40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한 바 있다.

올해 반도체 시장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SK하이닉스의 매출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이날 연 ‘세미콘 코리아’에서 이나 스크보르초바 SEMI 시장조사 통계 부문 애널리스트는 “2023년에 반도체 시장은 하락 국면을 보이며, 여러 경제적 악재로 불황 겪을 것”이라며 “전세계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7~22%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 역시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17%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레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평균가격이 전분기 보다 13~18%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이같은 시장 악화가 3분기부터는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최근 메모리 가격이 고점보다 50%가량 낮아져 올해 수요 성장세는 (오히려) 전년보다는 높아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올해, 2022년보다 설비투자 절반으로 줄여=SK하이닉스는 지난해 설비투자에 19조원을 투자했다. 이 투자금액을 올해 50% 가량 줄인다는 게 회사 측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약 9조5000억원 내외의 설비투자를 올해 SK하이닉스가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 추가 투자 감축은 고려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회사 측은 과거 설비투자 규모, 현재 반도체 공장 규모, 필수 인프라 등을 고려해 적정수준에서 투자 축소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로선 (올해 50% 감축 외에) 추가 투자 감축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올해부터 원가경쟁력있는 제품을 중심으로 고객수요에 맞춰 제공할 수 있는 투자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날 삼성전자가 “올해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다시 한번 못 박으면서, 50% 가량 투자 축소를 예고한 SK하이닉스와의 메모리 가격 경쟁에 따른 반도체 업계 전반의 긴장감도 고조되는 모습이다.

▶재고 사상 최대...중앙처리장치(CPU) 시장 확대 기회로=SK하이닉스 측은 최근 반도체 산업 업계의 재고가 사상 최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판매처별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재고 축소와 수익성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응용별로 보면 아무래도 스마트폰 관련 반도체 재고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DDR5는 재고가 적고, DDR4가 재고가 많은 상황이므로 이같은 상황에 맞춰 DDR5 판매를 늘리는 등 관련 판매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와 고객사들의 협의를 통해 1분기 재고가 점차 감소되고 이후 수급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신규 CPU 수요에 따른 회사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김우현 부사장은 “최근 인텔이 DDR5가 적용되는 신형 CPU를 출시하고 있어 긍정적”이라며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신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시그널이 시장에 나오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데이터센터용 DDR5와 176단 낸드 기반 기업용 SSD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회사가 확보한 만큼, 시장 반등시 빠르게 턴어라운드를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유지·보수도 올해 회사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와 내년이 데이터센터 관리 사이클상 유지와 보수 기간”이라며 “기존제품에도 기회가 될 것이고 신규 CPU와 맞물려 회사의 수익성 회복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헌·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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