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영업손실 1조7012억원
메모리 충격 K-반도체 위기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적자로 전환했다. 2012년 3분기 이후 10년 만이다. 전례 없는 메모리 반도체 한파가 직접적인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이 97% 급감한 삼성전자와 함께 양대산맥인 SK하이닉스 또한 ‘어닝쇼크(실적 충격)’에 빠지면서 한국 주력 산업인 반도체가 대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6986억원, 영업손실 1조7012억원, 순손실 3조523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4·15면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44조6481억원, 영업이익 7조66억원, 순이익 2조438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1년보다 약 1조7000억원(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약 5조4000억원(44%) 감소했다.
특히 SK그룹이 하이닉스를 2012년 2월 인수한 뒤 당해 1분기 2635억원, 3분기 240억원의 손실을 낸 이후 SK하이닉스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수요가 줄고, 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서버와 PC 시장으로는 고용량 D램 제품 공급을 늘리고, 성장세가 커지고 있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고객을 위한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와 고대역메모리(HBM) 등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제품의 판매를 늘렸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전 세계적인 글로벌 경기 침체가 닥치면서 매출 비중 90%를 차지하는 메모리 사업의 급격한 하강 국면으로 영업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 성장세는 이어졌으나 하반기부터 반도체 다운턴이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했다”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회사는 투자와 비용을 줄이고, 성장성 높은 시장에 집중해 업황 악화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상반기 역시 다운턴(경기 하락)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올해 전체적으로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관측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실적발표에서 밝힌 바와 같이 올해 투자 규모를 2022년 19조원 대비 50% 이상 줄인다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는 DDR5·LPDDR5, HBM3 등 주력제품 양산과 미래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는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날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까지 반도체 수익성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이는 곧 K-반도체가 사상 초유의 위기와 마주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당초 업계에서 예상했던 수준보다 충격파의 정도가 훨씬 커 심각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하반기는 예고편에 불과하고 올해 상반기 반도체 침체가 가속화될 경우 국내 반도체를 이끄는 양대 기업의 동반 적자까지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적자는 면했지만 올해 1분기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분기 삼성전자 DS 영업손실 전망치는 2조2000억원(신영증권), 1조7910억원(한화증권), 1조7000억원(미래에셋증권) 등이다.
문제는 업황이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 스마트폰, PC 등 IT 제품 수요가 위축되고 기업들의 서버 투자도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제조 업체들이 공급을 줄이고 있지만 수요가 워낙 불확실한 상황이라 적자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날 ‘세미콘 코리아 2023’ 기자간담회에서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2021년 큰 폭으로 성장한 데 이어 2022년에도 4% 증가해 590억 달러(72조7000억원) 규모를 기록하며 성장 기조를 이어갔지만, 2023년에는 다운턴(하강국면)이 불가피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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