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연금 개혁에 거센 반발
19일 연금 개혁 반대 총파업에 112만명 참가
파리에선 경찰 충돌로 시위 참가자 38명 체포돼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프랑스 정부가 연금 수령 시작 연령을 현 62세에서 64세로 2세 높이는 연금 제도 개혁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전역에서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대규모 파업 시위가 이어졌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수도 파리, 리옹 등 곳곳에서 가두 시위가 벌어졌는데, 참가자는 내무부 추산 112만명, 프랑스 노총(CGT) 추산 200만명에 달했다.
앞서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는 지난 10일 재정 건전성을 위해 2030년까지 연금을 받는 최소 연령을 64세로 2년 늦추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개혁안을 발표했다. 보른 총리는 “일하는 노동자 수와 퇴직하는 노동자 수의 불균형은 해가 지날수록 점점 더 큰 재정 적자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 같은 손실이 누적되도록 방치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에 철도, 교원 등 노동자 단체들은 연금 수령액이 줄어들까 우려해 반발하며 파업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날 파업은 전국 단위로 이뤄져 철도,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마비되는 시민 활동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파리에선 일부 참가자가 폭도화했다. 시위대는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을 출발해 나시옹 광장까지 약 3㎞ 거리를 행진했는데, 그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과 충돌했다. 경찰은 이날 파리에서만 38명을 체포했다고 BFM 방송이 보도했다.
파리에서 시위에 참가한 한 19세 대학생은 NHK에 “우리 세대를 위해 행동한다. 개혁안을 철회하지 않는 한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딸과 함께 시위에 동참한 60세 남성은 연합뉴스에 “육십 평생 살아오면서 인생이 내게 준 교훈이 있다면 연금을 받기도 전에 병에 걸리거나,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면서 “자식들이 늦게까지 노동에 시달리며 살기를 원치 않는다”고 반대 이유를 들었다.
이 남성이 손에 든 피켓에는 ‘60세에는: (X) 늙고 연금을 받아야 한다, ( ) 늙고 실직 상태여야 한다, ( ) 늙고 죽어야 한다’라는 퀴즈와 답변 예시가 적혀 있었다. 현행 62세도 너무 늦다는 취지다.
21세의 철도공사 직원은 “예산이 모자라서 제도를 개혁하겠다는 취지에는 분명 동의하지만 왜 정년 연장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돈을 많이 버는 기업과 개인에게 세금을 더 걷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정상 회담을 하기 위해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방문한 자리에서 “연금 개혁은 정당하고, 책임감 있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주요 8개 노조 단체들은 오는 31일에 두 번째 파업을 결의했다. 정부가 연금 개혁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하는 오는 23일에도 다양한 행동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jsh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