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출석으로 ‘사법 리스크’ 정면 돌파

다시 민생행보로 정부·여당과 차별화

대기 중인 檢 수사, 당내 파열음 거세질 수도

“당 지도부, 당헌 80조 무력화 시도할 우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서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의 한 고비를 정면 돌파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12시간의 검찰 조사를 받은 이 대표는 이번 검찰 출석을 계기로 ‘사법 리스크’ 부담을 어느정도 해소했다고 판단, 민생행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다만 '성남FC 후원금' 외에도 선거법 위반,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등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의 추가 수사가 산적해 있어 사법 리스크 국면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두고 당내 파열음이 거세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는 ‘성남FC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하기 위한 예정된 수순이다. 소환조사에서 이 대표가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면서도 구속이든 불구속이든 이 대표를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도 전날 밤 수원지검 성남지청을 떠나며 “어차피 기소할 것이 명백하고 조사 과정에서 그런 점들이 많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한 검찰 출신 민주당 의원은 “소환조사에서는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관계에 대한 다툼보다는 (검찰이)법리적 문제를 파고들었을 것”이라며 “구속 가능성은 낮은 상황에서 법리적 문제점을 내세워 (이 대표를) 기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검찰 출석을 계기로 ‘사법 리스크’ 부담을 덜고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당력을 집중시키는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무인기 사태 등 정부의 국정운영 무능과 1월 임시국회 개최에 협조하지 않는 여당의 무책임함을 동시에 겨냥하며 ‘이재명식 집권역량’을 상대적으로 부각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민생 과제를 점검하고 오후에는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라는 이름으로 민생 행보를 이어간다. 오는 12일로 예정된 이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의 키워드 역시 ‘민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는 “어제 정치 검찰에 맞서 당당히 조사에 임했다. 검찰정권의 폭력적인 왜곡 조작 시도에 앞으로도 굴하지 않을 것”이라며 “역사의 전진을 믿으며 정부가 포기하다시피한 민생위기 극복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을 계기로 사법 리스크가 당 전체로 확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 개인 비리 의혹에 당 지도부가 대거 병풍을 치면서 당 전체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감수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전날 이 대표의 검찰 출석에 박홍근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비롯해 소속 의원 50여명이 동행했다.

더욱이 ‘성남FC 의혹’ 뿐만 아니라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망이 전방위적으로 펼쳐져 있는 상황은 사법 리스크 국면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인다. 아직까지는 자제되고 있는 비명계의 목소리가 이 대표의 기소를 기점으로 공개적으로 터져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부정부패 관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정지할 수 있도록 규정한 '당헌 80'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한 재선 민주당 의원은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할 경우 당헌 80조를 둘러싼 당내 논란이 다시 거세질 수 있다”며 “지도부를 중심으로 이 대표의 개인적인 사법 문제를 당 차원에서 방어하고 있는데, (이 대표가)기소되면 지도부가 중심이 된 당무위원들이 80조 규정의 예외를 인정하는 결정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