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거장콤비’ 쿤체·르베이

40대 초반 활동적인 중년 남성

위대한 작곡가 넘어 보통의 인간

비창·환희 등 불후명곡이 넘버로

박효신·옥주현 출연 2023 기대작

뮤지컬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왼쪽)와 극작가·작사가 미하엘 쿤체(오른쪽).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왼쪽)와 극작가·작사가 미하엘 쿤체(오른쪽).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베토벤은 자신의 모든 감정을 음악 안에 깊이 쏟아 넣었어요. 베토벤의 음악엔 한 음, 한 음마다 상처입은 영혼이 보여요. 그렇기에 베토벤의 이야기는 베토벤의 음악을 통해서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미하엘 쿤체)

‘환희’, ‘비창’, ‘월광’....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베토벤의 명곡들이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다. 세계적인 ‘뮤지컬 콤비’ 극작가 미하엘 쿤체(80)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78)를 통해서다. 두 사람이 함께 한 뮤지컬 ‘베토벤’이 내년 1월 12일부터 한국에서 세계 초연된다.

개막 준비에 한창인 서울을 찾은 미하엘 쿤체는 “이 작품은 이전에 공개했던 것과는 다른 점이 많은 특별한 뮤지컬이자 우리에게도 굉장히 새로운 작품”이라고 말했다.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는 지난 50년간 호흡을 맞추며 수많은 히트작을 냈다. 뮤지컬 ‘엘리자벳’, ‘레베카’, ‘모차르트!’ 등 국내에 ‘유럽 뮤지컬’ 붐을 이끈 주역이다.

이야기의 배경은 1810~1812년. 미하엘 쿤체는 “40대 초반의 베토벤은 활동적인 중년 남성”이었고, “성공한 록스타 같은 존재”였다고 말했다. 베토벤이 자신의 ‘불멸의 연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뮤지컬은 이뤄질 수 없는 두 사람의 사랑, 고난을 극복하고 위대한 음악을 만들어가는 여정을 담는다. 국내 뮤지컬 스타들이 총출동한 화려한 캐스팅으로도 2023년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베토벤 역엔 박효신·박은태·카이가, 토니 역으로는 옥주현·조정은·윤공주가 출연한다.

한 인간에게 닥치는 절망과 고난, 그것을 이겨내는 불굴의 의지, 그 안에 피어나는 사랑.... 익히 알려진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관통하는 것은 ‘불멸의 히트곡’들이다. 실베스터 르베이는 “최대한 원곡의 음악적 선율을 따왔다”며 “작품의 모든 넘버는 베토벤의 원곡에 기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광 소나타’(피아노 소나타 14번)를 변주한 ‘매직 문’, ‘코리올란 서곡’을 변주한 ‘그녀를 떠나’, ‘비창’ 2악장을 변주한 ‘사랑은 잔인해’ 등 익숙한 클래식 명곡 위로 한국어 노랫말이 입혀졌다.

200여년을 뛰어넘은 음악의 변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염두한 것은 ‘원형의 보존’이었다. 르베이는 “베토벤의 음악이 유치해지거나 저급해지지 않도록 신중하게 음악을 다뤘다”며 “음악 안의 진정성이 전달되도록 작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뮤지컬 음악에 익숙한 관객에겐 클래식 음악에 다가서고, 클래식 애호가에겐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문화적 확장을 시도해봤다”고 덧붙였다.

세계 뮤지컬계의 두 거장이 자신들의 신작을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올리는 것도 특별한 지점이다. 쿤체는 “유럽에서 베토벤은 신화와 같은 존재다. 그런 인물을 뮤지컬이라는 형태를 통해 동시대로 끌고 오는 것은 약간의 금기같은 느낌이 있어 유럽의 제작자들이 시도하기엔 어려울 점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베토벤이라는 인물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 나라”에서 새 프로젝트를 시도해보고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