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시간이 만드는 변화는 영화 인터스텔라 속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정치 현실에서도 시간은 정국 흐름의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 새누리당은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정국에 ‘물타기’를 시도하려는 듯 다양한 국정 현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전대 관련 일정까지 연기하며 정윤회 정국에 ‘다걸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정치권 공방의 일환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청와대가 정윤회 정국을 ‘찌라시가 나라를 흔드는 형국’으로 규명한 것에도 불구하고, 관련 의혹이 수그러들지 않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공무원연금법 개정, 민생 및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 등 갈길 바쁜 여당으로선 모든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정윤회 정국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공무원연금개혁과 사자방(4대강ㆍ자원외교ㆍ방위산업 비리) 국정조사의 ‘빅딜’ 등 블랙홀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가 절실해진 상황이다.

이런 환경은 새누리당의 발빠른 정국 대처로 나타나고 있다. 그 동안 야당의 2+2(여야 대표, 원내대표) 회동 요구에 이렇다할 반응을 내놓지 않던 새누리당이 8일 선뜻 응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날 이완구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 간 ‘2+2’ 회동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이나 국조(사자방), 정치개혁 등에 대해 심도있게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둘러싸고 원칙을 강조하면서 협상에 소극적이던 모습과는 분명히 다른 분위기다.

9일 여야는 ‘2+2회동’에 앞서 양당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만나는 ‘3+3 회동’을 갖는다. 이 자리에선 정국 현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공무원연금개혁과 사자방 국정조사의 ‘빅딜’ 가능성을 점치게 하는 2+2 회동 시점 등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두르는 여당과는 달리 야당은 당내 주요 일정을 연기하면서 정국에 대응하고 있다. 정윤회 정국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실제로 새정치민주연합은 내년 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출마하려는 비상대책위원들의 비대위 동반 사퇴 시점을 12월 임시국회의 ‘긴급현안질문 기간 후’인 오는 15~22일께로 연기했다. 정윤회 정국이 한창인데, 당권 주자들이 전당대회에 나서기 위해 비대위를 사퇴하게 되면 전열이 흐트러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으로 대여공세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당권 다툼에 돌입하는 모양새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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