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특위 3개월만에 늑장 출범

與 “민간자문위·공론화위 구상

총선 의식, 논의 장기화 우려도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25일 첫 전체회의를 열고 연금개혁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가운데 위원장으로 선출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25일 첫 전체회의를 열고 연금개혁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가운데 위원장으로 선출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가 지난 7월 특위 구성에 합의한 지 석 달 만에 늑장 출범했다. 여야 모두 초당적 논의와 공론화를 바탕으로 사회적 합의안을 도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연금개혁 방식에 있어 이견이 크다. 정부·여당은 ‘더 내고 덜 받는’ 방식을,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국회 논의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국회 연금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강기윤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연금특위 산하에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간자문위원회를 두고 자문위에서 여러 개혁안들을 제안하면 특위 차원에서 검토하고 논의하는 것으로 운영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며 “보건복지부는 재정추계를 바탕으로 모수개혁을 중점적으로 다룬다면 특위는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함께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모수개혁은 국민연금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생애 평균소득 대비 연금 급여 비중) 등의 수치를 조정해 재정 균형을 맞추는 것이고, 구조개혁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4대 공적연금, 기초연금 등 각종 연금체계의 구조와 역할을 재조정하는 것이다.

정부·여당은 보험료율 인상 또는 소득대체율 인하를 바탕으로 한 모수개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행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 소득대체율은 40%인데 이를 조정해 납부액을 늘리고 수령액을 줄이자는 것이다. 재정안정성 확보에 방점을 둔 방식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보험료율과 함께 소득대체율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금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민석 의원은 이달 중순 언론인터뷰에서 연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함께 인상한 캐나다 사례를 언급하며 ‘부담도 늘지만 혜택도 늘려야 한다’고 했다.

기초연금 개혁 방향도 여야 간 쟁점 사항이다. 앞서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주도로 현재 65세 이상 국민 중 소득 하위 70%에게 월 30만원씩 지급하고 있는 기초연금을 65세 이상 전 국민에게 월 40만원으로 인상 지급하는 내용의 ‘기초연금확대법’을 7대 입법 과제로 선정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즉각 ‘무책임한 선심성 정책’이라고 반발했지만 지난 2일 ‘노인의날’을 맞아 기초연금을 40만원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안은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현행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에서 민주당 안과 차이가 있다.

연금특위는 민간자문위와 더불어 연금개혁의 사회적 합의를 위한 공론화위원회 또는 시민위원회를 특위 산하에 두고 개혁안을 종합적으로 논의하겠단 계획이다. 강 의원은 “전문가들만의 논의로는 공감대 형성이 어렵기 때문에 공론화위원회 같은 기구를 둬서 다양한 계층 간 의견을 조율해야 할 것”이라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운영 방향을 의결할 2차 회의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열린 연금특위 첫 회의에서도 여야 위원 모두 입을 모아 사회적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백년대계의 공적연금 제도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김성주 의원은 “여야 정당을 초월해서 연금제도를 다뤄야 한다”고 했다.

이렇듯 연금개혁은 특히나 세대간, 계층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선제적인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정치권의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여야 간 개혁 방식에 관한 이견 극복이 가장 큰 과제다. 일각에선 연금개혁이 표심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여야가 2024년에 치러지는 총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합의점을 도출하기 어려운 문제인 만큼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양당 모두 ‘연금개혁 총대’를 메려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혜원 기자


hwsh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