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약품비 年 20조원 규모…최근 7년간 연평균 6.7%↑
건보공단, 2022∼2026년 중기 재정 건전화 계획 마련 추진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건강보험 재정 수지가 내년 적자로 돌아서고 2028년 적립금이 바닥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건강보험 당국이 보험 약값을 절감하는 등의 방법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은 '중기 재정 건전화 계획(안)'을 자체적으로 마련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5년간 실행한다. 계획안의 초점은 보험료 수입을 확충하면서 지출 효율화로 재정낭비를 줄이는 데 맞춰졌다. 특히 약제 관리 효율화로 5년간 총 2조4338억원의 재정지출을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비용 효과성이 불투명한 고가 약의 치료 성과를 평가해서 효과가 없으면 제약사가 보험 약품비를 건보공단에 도로 돌려주는 새로운 유형의 위험분담제도(성과기반 환급제)를 도입하는 등 위험분담제 확대로 건보재정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위험분담제는 건강보험 당국이 경제성(비용 대비 효과성)이 떨어지는 신약이나 희귀의약품 등에 보험급여를 해주되, 제약사는 보험재정에 지나친 충격이 가지 않도록 매출액의 일정 비율 등 일부 보험 약값을 내놓기로 서로 합의하는 것이다. 신약 등의 보험 약값 부담을 건보당국과 제약사가 나누는 것으로, 제약사는 높은 보험 약값을 받을 수 있고 건보당국은 재정지출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보험 약값에 대한 사후관리 제도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약품비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예컨대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때 최대 인하율을 상향하고, 협상 대상 의약품 기준을 조정해 건보재정에 큰 영향을 주는 보험약이 사용량-약가 협상 대상으로 선정되도록 할 계획이다. 지금은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때 최대 인하율이 10% 이내이고 '증가율'에 기초해서 인하율을 산정하기에 건보재정이 많이 투입되는 고가 약의 지출 관리에 한계가 있었다.
사용량-약가 연동제는 예상보다 약이 많이 팔리거나 전년 대비 일정 수준 이상 증가한 의약품에 대해 제약사와 건보공단이 재정위험 분담 차원에서 연 1회 협상을 통해 약값을 인하하는 제도로 2007년부터 도입됐다. 예를 들어 의약품 청구금액이 직전년도 청구금액보다 60% 이상 증가했거나 10% 이상 증가하고 그 증가액이 50억원 이상인 의약품인 경우 건보공단과 제약사가 협상을 통해 약값을 낮춘다.
고가 의약품을 적정하게 관리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1인당 연간 건보재정 소요 금액이 3억원 이상인 초고가 신약, 연간 건보 청구액이 300억원이 넘는 고가 약에 대해서는 투여 비용 대비 효과 평가제도를 도입하는 등 더 깐깐하게 들여다보기로 했다. 약제비 관리에 힘을 쏟기로 한 것은 건보재정에서 약값으로 나가는 금액이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급격한 고령화로 만성질환이 늘고 보험이 적용되는 초고가 신약이 속속 등장하며 약품비 지출이 더욱 늘어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약품비는 2015년 14조986억원에서 2016년 15조4287억원, 2017년 16조2098억원, 2018년 17조8669억원, 2019년 19조3388억원, 2020년 19조9116억원, 2021년 21조2097억원 등으로 꾸준히 올라 20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7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6.7%다. 우리나라 약제비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과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2020년도 경상의료비 대비 약제비(의약품 및 기타 의료 소모품비 지출 비용) 비율은 우리나라가 19.9%로 OECD 국가 중 상위 8위다. OECD 평균 15.1%보다 높다.
반면 건보 재정 전망은 그다지 좋지 않다. 코로나로 위축됐던 의료 이용이 서서히 회복하는 데다, 급속한 고령화·만성질환 증가, 신약·신의료기술 도입 등으로 건보재정 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는 건보재정이 2023년을 기점으로 적자로 전환하고 6년 뒤인 2028년엔 적립금이 바닥날 것으로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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