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 ‘2022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폐회식 참석

전국기능경기대회 및 국가대표팀 지원 누적 후원금 100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연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영규·김지헌 기자] “맨주먹이었던 대한민국이 이만큼 발전할수 있었던 것도 젊은 기술 인재 덕분입니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해 국가대표 선수단을 격려하고 ‘기술과 인재’를 향한 현장 경영을 이어갔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둔화가 가시화되면서 기술과 인재 확보를 통해 난국을 타개하겠다는 전략이다. 회장 승진을 앞두고 있다는 전망 속에서도 이 부회장이 삼성의 근본 경쟁력인 기술·인재에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인재’ 찾은 현장 경영, 숙련기술인재 1400명 채용= 이날 오후 국제기능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한 이재용 부회장은 “산업이 고도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제조 현장의 젊은 기술 인재와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며 기술 인재의 중요성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일찍부터 기술인의 길을 걷기로 한 젊은 인재들이 기술 혁명 시대의 챔피언이고 미래 기술 한국의 주역”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는 “기능올림픽은 우리 산업 현장의 경쟁력을 높여주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삼성이 오래전부터 후원도 하고 직원들도 훈련을 시켜왔다”고 말했다.

이날 폐회식에는 이재용 부회장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강현철 한국산업인력공단 능력개발이사를 비롯해 35개국에서 온 133명의 선수단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이 국제기능올림픽에 참석한 것은 지난 2009년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에 이어 13년 만이다.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폐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폐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

이재용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수상자에게 메달을 수여하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이번 대회에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등의 삼성 임직원 22명이 17개 직종에 국가대표로 참가했다. 선수단은 46개 직종 51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대회까지 삼성 인력들이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해 획득한 메달 수는 금메달 28개를 비롯해 52개에 이른다.

삼성은 매 대회마다 국가대표 해외전지훈련비, 훈련재료비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전국기능경기대회와 국가대표팀 지원을 위한 누적 후원금은 100억원 수준에 달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2009년 캘거리 올림픽에선 “기술인력 후원은 회사가 잘되는 것뿐 아니라 국민이 모두 잘 살 수 있도록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 세대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사회에 나올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유럽출장 후 귀국길에선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째도 기술, 둘째도 기술, 셋째도 기술같다”며 기술을 언급했다.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당시 전무)이 2009년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40회 국제기능올림픽 현장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당시 전무)이 2009년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40회 국제기능올림픽 현장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은 2007년 일본 시즈오카 대회를 시작으로 2년 마다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을 16년 간 8회 연속 후원했다. 2013년 독일 라이프치히 대회부터는 단독으로 ‘최상위 타이틀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전기, SDI, 물산, 바이오로직스, 중공업, 에스원 등 관계사들은 매년 전국기능경기대회 출전 기술인재들을 특별채용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4개 관계사가 1424명을 채용했다.

지난 8월 사면 이후 2개월 간의 행보도 기술과 인재에 초점이 맞춰졌다. 삼성전자 평택 R&D단지 기공식에 이어 화성캠퍼스,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삼성SDS, 멕시코·파나마 법인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MZ세대, 워킹맘 등 여러 임직원들과 만나 이들을 격려하고 인재관리에 힘썼다.

또한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테크 포럼 2022’를 열고 고급 기술 인력 유치에도 나섰다.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8월 삼성전자 기흥 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8월 삼성전자 기흥 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오픈 이노베이션’부터 ‘일자리 창출’까지…끊임없는 기술 강조= 이재용 부회장은 과거에도 기술을 언급하며 초격차 달성을 강조해왔다.

지난 2018년 8월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하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미래 반도체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선 ‘기술 초격차’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해 9월 종합기술원을 방문해서는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과감하고 도전적인 선행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면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 역량 확보를 위해 내부 인재를 육성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2019년 삼성리서치 기술전략 회의에선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며 “철저하게 준비하고 끊임없이 도전해 꼭 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위기의식이 반영되기도 했다. 2020년 6월엔 다시 화성사업장을 찾아 “가혹한 위기 상황이다.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고 했고, 지난해 1월 우면 R&D 캠퍼스에서 열린 삼성리서치 사장단 회의에선 “미래기술 확보는 생존의 문제다. 변화를 읽어 미래를 선점하자”고 주문했다.

지난해 ‘청년희망ON’ 영상 메시지에선 “저와 삼성은 세상에 없는 기술, 우리만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일자리 창출을 통한 사회적 기여를 언급했다.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회장 승진·지배구조 개편보단 ‘실적’= 일각에선 오는 25일 고(故) 이건희 회장 2주기를 시작으로 내달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 19일 이병철 선대회장 35주기, 12월 사장단 정기 인사,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등의 시기를 거론하며 회장 승진 및 취임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최근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들과 면담하며 회장 승진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회장은 법률상 규정된 것이 아니어서 이사회의 의결을 통해 취임이 가능하다.

과거 미래전략실과 같은 컨트롤타워가 조직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삼성과 같은 규모가 큰 그룹 전체를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선 이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는 안팎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뤄왔던 지배구조 개편도 속도를 내 추진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다만 내부에선 당장의 회장 취임이나 지배구조 개편, 그룹 컨트롤타워 재구성 등도 중요하지만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 악화와 수요둔화, 실적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며 실적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하며 실적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기술 초격차’를 지속 강조하고 돌파구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회장 승진 계획에 대한 질문에 “회사가 잘 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답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나 최고경영진은 지배구조 개편보다는 당장 실적에 더 큰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배구조 개편이나 컨트롤타워 구축 역시 안팎의 여론을 다양하게 듣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