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관 전원일치 의견 각하 결정

“정부 조치, 공권력 행사로 볼 수 없어”

“법적 구속력 없어 입법 조치 의무 없어”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지난 7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선고를 앞두고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지난 7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선고를 앞두고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국내에서 새 가상화폐를 발행하지 못하도록 한 정부의 조치는 헌법소원 심판대상이 아니라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블록체인 회사 A사가 금융위원회 등의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 방침에 대해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헌재는 A씨가 헌법소원을 낸 TF의 방침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고 결론 냈다. 해당 방침은 정부 기관이 국내의 새로운 가상화폐 발행 등으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알리고, 국민들로 하여금 일정한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하려는 행정상의 ‘권고’ 수준에 불과하단 판단이다. 비록, 행정기관의 의도에 따라 국민이 판단하는 사실상의 효력이 있을지라도, 법적 구속력이 없어 헌법소원 대상인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단 설명이다.

2017년 9월 1일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개최된 TF는 늘어나는 가상화폐 투자 사칭 유사수신행위 처벌 강화에 대해 논의했다. 이후 TF는 ‘증권발행 형식’으로 가상화폐를 이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같은 달 29일엔 증권발행 형식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형태의 국내 가상화폐 발행을 금지하는 방침이 담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에 A사는 TF의 방침과 정부와 국회가 관련 후속 입법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2018년 12월 헌법소원을 냈다.

앞서 헌재는 금융위가 시중 은행들을 상대로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가상계좌의 신규 제공을 중단하도록 한 조치가 위헌이라며 정모 변호사 등이 낸 헌법소원도 재판관 5(각하)대 4(위헌) 의견으로 지난해 11월 각하 결정했다. 헌재는 당시에도 금융위의 이같은 조치가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