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곳 등 생산 웅진에너지 파산 수순

中 글로벌 점유율은 50%→80%

“투자세액공제율 10% 이상 상향을”

국내 유일 태양광 핵심 부품 기업인 웅진에너지가 파산 수순을 밟으면서 태양광 산업 생태계가 사실상 붕괴 직전에 놓였다. 갈수록 커지는 중국 영향력에 국내 태양광 기업들이 속수무책으로 떨어져 나가고 있다. 성장하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지원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회생법원 법인회생2부가 최근 웅진에너지의 회생 절차 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파산 선고만 앞두게 됐다. 2006년 웅진그룹과 미국 썬파워의 합작으로 설립된 웅진에너지는 국내 마지막 남은 잉곳·웨이퍼 기업이었다.

태양광산업은 폴리실리콘을 소재로 한 잉곳→웨이퍼→셀(태양전지)→모듈(패널)을 만들어 태양광 발전을 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잉곳과 웨이퍼는 중국의 점유율이 각각 95%, 97%에 달할 정도로 높은 수준인 터라 웅진에너지는 도태될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웅진에너지가 폐업하면서 국내 태양광산업의 ‘업스트림’은 없어지다시피 됐다. 태양광업계는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 소재·부품 부문의 업스트림 ▷태양전지와 모듈 등의 미드스트림 ▷설비·시공·운영·보수 등의 다운스트림으로 구분된다. 국내 기업들은 반도체 생태계를 기반으로 태양광 밸류체인 전반에 분포했으나 업스트림의 기업들이 상당수 철수하면서 현재는 국내 유일한 폴리실리콘 소재 기업 OCI만 남아있다.

국내 상황과 달리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량은 184GW(기가와트)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태양광은 2050년 글로벌 전력 생산의 33%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지난 10년 간 태양광 발전에 500억 달러를 쏟아부으며 점유율을 50%에서 80%대까지 끌어올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미국과 유럽 등에서 태양광 공급망 다변화에 대한 논의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태양광산업에 대한 지원책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앞서 새 정부에 제출한 ‘청정에너지 산업 활성화를 위한 경제계 건의 과제’를 통해 “태양광이 신성장 원천기술을 사업화하는 시설에 포함돼 투자금액의 3%(대기업)에 대해 기본공제가 가능하나 투자금액 규모 및 타 국가 대비 빠른 기술선점의 필요성 을 고려했을 때 낮은 수준”이라며 “지방투자 촉진 보조금 제도를 개편하고 투자세액공제 비율을 10% 이상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도 기업들이 자체 기술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연구개발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쟁력을 자체적으로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태양광산업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쉽지 않다”며 “예산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가치사슬 복원을 위한 정책지원 보다는 현 밸류체인의 제조경쟁력을 강화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소현 기자


address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