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이후부터 낮 길이 매일 1분씩 짧아져

이날 수확한 햇감자로 전 부쳐 풍년 기원

우유·치즈 등 곁들인 퓨전 감자레시피 인기

하지때 만든 감잎차 황금 하고도 안 바꿔

하지(양력 6월 21일)가 다가오면 감자의 싹이 죽기 때문에 이를 ‘감자 환갑’이라 불렀다. 햇감자는 포슬포슬한 속살 때문에 익혀 먹거나 감자수프로 만들어 먹기 좋다. [123RF]
하지(양력 6월 21일)가 다가오면 감자의 싹이 죽기 때문에 이를 ‘감자 환갑’이라 불렀다. 햇감자는 포슬포슬한 속살 때문에 익혀 먹거나 감자수프로 만들어 먹기 좋다. [123RF]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21일은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다. 24절기 중 열 번째 절기인 하지의 낮 길이는 14시간 46분이다. 밤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동지(9시간 34분)와 비교하면 무려 5시간 30분 이상 길다. 하지가 지나고 이후 2~3일 뒤부터 동지 때까지 낮의 길이는 매일 1분씩 짧아진다.

길어진 낮과 함께 다가온 하지라는 단어에는 모내기 종료와 함께 물 전쟁(?)이 시작되었음을 알린다. 농사를 짓는 농부에게 이맘때의 물은 황금처럼 귀한 옥수(玉水) 대접을 받는다. 논물을 충분히 가둬둬야 올 한해 풍년을 내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가 지나면 발을 물꼬에 담그고 산다’라는 속담이나 ‘논농사는 물 농사’, ‘논에는 물이 장수’라는 말에는 농부의 부지런함과 농업에서의 물이 얼마나 중요한지가 함축돼 있다.

6월 가뭄이 이어지면 농촌에서는 부족한 농수(農水) 확보에 비상이 걸린다. 매일 아침 메말라 가는 밭작물에 물을 대기 위해 고무호스를 끌어 올리느라 가득이나 부족한 일손이 더욱 빠듯해진다. 때마침 이번 주 중반부터 제주와 남부 지방을 시작으로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니 ‘하지가 지나면 구름장마다 비가 내린다’라는 속담이 영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하지가 다가오면 강원도 지역은 감자 캐기로 분주해 진다. 이때가 지나면 감자 싹이 죽기 때문에 이를 ‘감자 환갑’이라 불렀다. 강원도에서는 쉽게 본다는 감자꽃을 서울에서 볼수 있을까. 화단 한 귀퉁이에 심어 놓은 감자는 무성한 잎줄기와 함께 꽃봉오리까지 맺혀 보는 이를 설레이게 한다.

하지의 ‘감자 환갑’은 중부 지역 서울에서는 통하지 않나보다. 텃밭에 심어 놓은 감자의 싹은 푸르다 못해 시리다. 6월 가뭄을 꿋꿋이 견뎌낸 감자 줄기 끝에는 녹두 크기의 꽃대가 달려있다. [남산거사·123RF]
하지의 ‘감자 환갑’은 중부 지역 서울에서는 통하지 않나보다. 텃밭에 심어 놓은 감자의 싹은 푸르다 못해 시리다. 6월 가뭄을 꿋꿋이 견뎌낸 감자 줄기 끝에는 녹두 크기의 꽃대가 달려있다. [남산거사·123RF]

갓 수확한 햇감자 속은 묵은 감자와 달리 포슬포슬 흰 꽃이 만개하다. 식감이 좋아 대부분 쪄 먹거나 으깨 곁들임 요리로 활용된다. 최근에는 TV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된 우유나 생크림, 치즈 등을 함께 넣어 만든 감자수프나 감자 요리가 인기다. 이중 감자수프는 누구나 만들기 쉽고 맛도 좋아 따라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플레이팅(plaiting)을 조금만 신경 쓰면 고급 레스토랑이 전혀 부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후식으로 내놓는 차(茶)의 경우도 하지 전후로 만든 감잎차는 황금과도 안 바꾼다고 할 정도로 귀히 여겼다. 감잎에는 비타민C와 칼슘의 함량이 높아 공복에 마셔도 무리가 없고 특유의 떫은맛인 타닌 성분은 지방 분해와 부종을 완화해주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yi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