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시행령 통제-예산권 강화
법안 줄줄이 발의, 여당 압박
전선확대에 국회 ‘공전’ 길어져
대통령령 등 행정입법을 통제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에는 국회의 예산심사권 강화 카드까지 꺼내들면서 여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야당은 대통령과 행정부의 ‘시행령 정치’, 기재부의 예산독주를 막기 위한 제동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여당은 거대 의석을 차지한 야당의 입법 독재라며 ‘발목잡기’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시행령을 통해 입법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공세를 이어나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행정안전부가 경찰국 설치를 결정했다고 한다. 윤석열 정부는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에 이어 또 다시 법을 무시하는 후안무치로 역사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려고 한다”며 “행안부 장관의 (소관) 사무에 치안 사무는 없다. 이는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짚었다.
이용우 비대위원도 이 자리에서 “(정부는) 법무부가 판사와 대법관을 검증하도록 하는 것, 행안부 경찰국을 만드는 것을 시행령으로 하려 한다”며 “전날 조응천 의원과 공동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윤 대통령이 위헌소지가 있다고 발언한 것은 (국회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국회를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앞서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대통령령, 총리령 등 행정입법이 국회가 정한 법률에 합치하지 않으면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수정·변경 요청을 받은 소관 행정기관장은 처리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하는 내용도 담겼다. 조 의원은 정부가 상임위에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는 점에서 권한이 한층 강화된 강제성 있는 개정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령 개정을 통해 법무부에 인사정보관리단을 출범시킨 데 대해 시행령 등 행정입법이 법률을 우회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민주당은 또 예산권에 대한 국회 권한을 확대하는 법안 발의를 예고하며 정부여당과 전선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민주당 예산결산특별위위원회(예결위) 간사인 맹성규 의원은 국회의 예산심사 권한을 확대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이번주 내 발의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현재 1년 단위로 운영되는 예결위를 상임위로 전환하고, 3단계 예산 심의 방식을 도입하는 내용으로 구체화됐다. 기획재정부가 재정 지출 한도를 보고하면 예결위가 심사·조정학고, 이를 예결위가 종합해 다시 심사·조정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그동안 심사·결산 기능에 한정돼있던 국회의 예산 권한을 일부 편성까지도 확대하는 취지가 담겨있어 이슈 무게감이 크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곧장 ‘예산편성권 강탈’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14일 의원총회에서 “야당이 되자마자 대통령의 시행령을 통제하겠다, 예결위를 상시화하겠다고 ‘정부완박’(행정부 권한 완전 박탈)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 차관 출신인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같은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헌법 제54조가 규정한 국회 역할이 ‘국가 예산안의 심의·확정’이라고 명시돼 있는데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정부의) 예산 편성권 강탈을 추진하고 있다”며 “편성권 강탈은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를 옴짝달싹못하게 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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