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조현수(30)씨가 3일 법정에 처음 출석했으나 아직 검찰의 증거기록을 보지 못했다며 혐의 인정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이씨와 조씨의 공동 변호인은 이날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지난달 2차례 검찰에 (증거기록) 열람·복사를 신청했는데 거절됐다"면서 "현재로서는 혐의 인정 여부에 관한 의견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 측은 증거기록을 열람한 뒤 다음 재판에서 의견을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증거기록 분리를 완료했다"며 "열람·등사를 신청하면 오늘이라도 바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씨와 조씨는 각각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해 이름, 생년월일, 직업을 확인하는 신문에 비교적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이씨는 '공소장에 무직으로 돼 있다'는 부장판사의 질문에 "네. 맞습니다"라고, 조씨는 "택배업이 맞느냐"는 물음에 "네"라고 답했다.
이날 재판은 검찰이 법정에서 공소사실만 밝히고 20여 분만에 끝났다.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할 줄 모르는 윤씨에게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깊이의 계곡물로 구조장비 없이 뛰어들게 해 살해한 것으로 판단, 애초 구조를 할 수 있는데도 일부러 하지 않아 살해했을 때 적용하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아닌 직접 살해한 상황에 해당하는 '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이 사건 발생 전 이씨와 조씨가 복어 독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용인의 한 낚시터 물에 빠트려 피해자 윤씨를 살해하려 하는 등 살해 시도가 이어졌고, 생명보험금을 목적으로 한 정황이 파악된 만큼 의도적 살인으로 봐야한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아울러 공소장에 이들이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윤씨를 상대로 이른바 '가스라이팅'을 했다고 적시했다.
윤씨는 대기업 연구원으로 연봉이 6000만원 정도였지만 이씨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보내면서 빚이 쌓여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윤씨가 이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3개월치 전기요금 3만8000원이 없어 이씨에게 도움을 청하는가 하면 "라면 살 돈도 없다"며 통장 잔액 0원이 찍힌 은행 계좌를 보내기도 했다. 윤씨가 빚을 감당하지 못해 장기매매를 시도한 정황까지 나왔다.
이씨와 조씨는 지난해 12월 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달아났다가 4개월 만인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다음 재판은 오는 30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betterj@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