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주정차 금지법 시행 100일
99일간 단속 건수 4만5000여건
서울 안심승하차존은 370개 그쳐
“아이들 잠시 내려주기도 힘들어”
“아이들 등하교할 일이 있어 잠시 학교 근처에 내려다주다가 벌금을 낸 적 있었죠. 확실히 그때 이후로 애들을 차에 태워서 학교로 데려다 줄 일이 있으면 더 조심하게 됐습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초등학교 3학년과 1학년 자녀를 키우는 직장인 최모(39·여) 씨는 출퇴근길에 아이들을 차에 태워 학교로 데려다준다고 한다. 최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차량 주정차 금지가 시행돼 아이들의 등하교가 안전해진 점은 환영하지만,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가는 일만큼은 여전히 부담이라고 한다.
지난해 10월 21일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으로 전국 스쿨존 내 모든 도로에서 차량 주정차가 전면 금지된 지 100일째 되는 날이 28일이다. 스쿨존 내에 차를 잠시 세우는 것조차 어려워진 데다, 주차공간이 마련되지 않아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퇴근 중 차를 몰고 아이들을 학교로 데려가는 부모들 역시 학교 주위에 일시적인 승하차가 어려워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기준 서울시에 지정된 스쿨존은 총 1741개소가 있었지만 폐원된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이 있어 올해 1월 기준 1735개로 줄었다. 시는 법안이 시행된 지난해 10월 21일부터 이달 27일까지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 주·정차 4만5466건을 단속했다. 같은 기간 부과된 과태료는 22억9404만원 정도였다. 스쿨존 주요 구간에 24시간 무인단속카메라가 959개가 설치돼 있으며 올해 안에 45대가 추가 설치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통학거리가 멀거나 부득이하게 차량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을 위해 잠시 정차를 허용하는 ‘어린이 보호구역 통학차량 안심승하차 존(안심승하차존)’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운영되는 안심승하차존이 부족해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인 상태다.
서울시에 따르면 안심승하차존은 지난 27일 기준 370개가 설치됐다. 하지만 서울에 스쿨존이 1700여 곳이나 되는 점을 감안하면 큰 도움이 안 되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올해 안심승하차존 189개를 추가 설치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이마저도 서울시 전체 어린이보호구역 중 3분의 1 정도에 불과해 실효성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안심승하차존이 설치된 사실을 모르는 학부모들도 있었다. 서울 용산구에서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키우는 김모(38·여) 씨는 “스쿨존 주차 금지가 시행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안심승하차존이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며 “‘그래도 아이들 안전이 우선이니까’는 생각으로 지금껏 스쿨존 바깥에 주차할 곳을 찾아 다녔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어린이의 등하교 시간에 맞춰 스쿨존 주정차 금지 시간을 조정해야 하는 한편, 승하차 안심존 설치 과정에서 지자체와 경찰 외 지역 주민과 학부모들도 함께 협의해야 한다고 봤다. 박무혁 도로교통관리공단 교수는 “어린이 교통안전을 지키면서도 시간과 장소, 방법에 대한 융통성을 어느 정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등교 시 스쿨존에서 학교 보안간의 관리 아래 아이들이 차량에서 잠시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노력과, 아이들의 하교 시간을 고려해 현재 오후 8시까지 스쿨존에 주차된 차량을 단속하는 시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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