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폐업 건수 1600여건

구둣집 등도 거리에서 사라져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세탁소가 밤늦은 시간까지 영업 중이다. 김빛나 기자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세탁소가 밤늦은 시간까지 영업 중이다. 김빛나 기자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서울 서대문구에서 30년 넘게 세탁소를 운영한 박모(70) 씨는 요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박씨는 “드라이클리닝을 맡기는 사람이 크게 줄었다”며 “코로나19 이후 세탁소가 사양 업종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의 세탁소 맞은편에서 몇 년 동안 영업하던 또 다른 세탁소도 지난달을 마지막으로 영업을 접었다. 그는 “소상공인 지원을 받고 싶어도 매출 하락을 증명하기가 어려워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대면서비스업이 쇠락하면서 동네 세탁소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코로나19로 전반적인 외출이 감소한 데다 무인 세탁소·구독경제형 세탁 서비스가 활발해져서다. 한때 ‘창업 1위’로 꼽히던 동네 세탁소는 지난해 문 닫는 곳이 새롭게 문을 연 곳보다 4배 이상 많았다.

26일 행정안전부 공공데이터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세탁업 인허가를 신청한 건수는 393건인 반면 폐업은 1604건을 기록했다.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른 ‘세탁업’은 시설과 설비를 갖춰 시·군·구에 신청해야 한다. 무인 세탁소는 기존 세탁업에서 제외돼, 세탁업 인허가를 신청한 건수는 개인이 운영하는 세탁소나 전문 세탁업체라 할 수 있다. 2020년에도 폐업 신청 건수는 1481건이었고, 인허가 신청건수는 433건이었다.

동네 세탁소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세탁업이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이 담당했던 세탁업에 뛰어드는 기업도 늘었다. 사업 초기 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세탁특공대는 지난해 78억원으로 성장했고, 2019년 사업을 시작한 런드리고는 약 지난해 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들은 가정에서 세탁물을 수거해 배송시스템과 결합한 스마트팩토리로 이송, 대량 세탁으로 비용을 줄이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동네에 하나둘씩 자리잡은 무인 세탁소도 고도화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운동화·명품제품 전문 세탁소를 운영하는 이모(57) 씨는 “이제는 셔츠 같은 단순 세탁은 다른 업체들이 많이 치고 올라왔다”며 “우리와 같은 업체 점주는 제품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거나 고가 제품을 전문으로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탁소뿐만 아니라 구둣집, 목욕탕 등 각종 대면서비스업종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줄어드는 모양새다. 서울시는 가판대와 구두수선대를 통칭하는 보도상 영업시설물이 지난해 119곳 감소해 1552곳이 운영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여러 업종에서 비대면 산업 전환 자체를 막을 순 없다”며 “다만 사업이 바뀌면서 기존 종사자들의 노동에 공백이 생기지 않고 다른 산업으로 재배치되도록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