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까지 무시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내로남불’ 술파티 추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3일(현지시간) 영국 국민의 추모가 이어지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의 장례식 전날밤 총리실에서 떠들썩한 환송 파티가 2차례 열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필립공의 장례식 전날인 작년 4월 16일 밤 총리실에선 공보국장 제임스 슬랙과 보리스 존슨 총리의 개인 사진사 등 2명을 환송하는 행사가 열렸다.
그런데 이 환송식은 사실상 파티나 다름없었다는 것이 목격자들의 증언이다.
행사는 자정을 넘겨 밤늦은 시간까지 이어졌고 참석자들은 적잖은 술을 마셨다고 한다. 일부 참석자는 춤을 추기도 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젊은 직원이 주로 참석한 사진사 환송식에는 음악이 크게 울려 퍼져 파티 분위기가 완연했다는 것이 당시 참석자의 증언이다.
둘로 나눠 진행되던 환송식 자리는 나중에 합쳐졌고, 그때 모인 인원은 30명가량 됐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이 신문에 “2건의 환송식은 사실상 파티였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는 필립공의 별세로 전국적인 추모 기간이었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가의 정부 건물에는 조기가 내걸렸다.
추모 기간에 총리실이 술 파티를 벌였다는 것뿐만 아니라 정부가 스스로 내건 방역 지침을 위반한 것이기도 하다.
당시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가족 외에는 실내 공간에서의 모임이 금지됐다.
총리 사진사의 환송식은 건물 지하실에서 열렸는데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는 곳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지적했다.
엄격한 거리두기는 필립공의 장례 절차에서도 준수됐다. 혹여나 바이러스가 전파될까 빈소에 조화하는 것도 금지됐고 추모 방명록은 온라인으로 운영됐다.
다음날 윈저궁에서 열린 필립공의 장례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검은색 마스크 차림으로 혼자 앉아 남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당시 환송식에 존슨 총리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그날 밤 지방 관저로 내려가 있었다.
존슨 총리는 최근 코로나19 봉쇄 중 총리실과 관련된 파티가 열렸다는 사실이 잇따라 들통나자 이에 대해 사과했지만 민심은 냉랭하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최근 벌인 여론조사에서 여당인 보수당(28%)이 노동당(38%)에 10%포인트 차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이 시행한 여론조사에선 이번 ‘파티 게이트’로 존슨 총리가 물러나야 한다는 응답이 64%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