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국회 관련법 만료폐기...21대 계류 중

여야 대선후보 ‘전속고발권 폐지 필요’ 주장

SK에 과징금 총 16억 원 부과 결정에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 국장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SK에 과징금 총 16억 원 부과 결정에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 국장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속고발권을 갖는 구조에서 검찰과 공정위의 해묵은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다. 여야 유력 대선주자도 전속고발권 폐지가 필요하단 입장을 밝히면서 대선 이후 폐지 논의가 가시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까지 관련 입법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검찰과 공정위의 충돌은 크게 지난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있었다. 2018년 6월 20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공정위 기업집단국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공정위 간부들이 퇴직 후 취업이 금지된 업무 연관기관에 재취업한 ‘불법 취업 관행’ 의혹 수사가 이유였다. 검찰은 공정위 전·현직 간부 12명을 기소했으나, 이들 중 일부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지철호 당시 공정위 부위원장은 지난 9월 발간한 저서 〈전속고발 수난시대〉에 “2018년 6월 검찰이 전속고발 폐지를 위해 대대적으로 움직였다”고 적었다. 그는 “검찰이 현직 부위원장을 대상으로 기소한 것은 일종의 표적 수사”라며 “검찰 입장에서 전속고발 폐지로 기업수사권을 넘겨받는 것은 경찰에 넘겨주는 수사권을 능가하는 매력적인 대안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2019년 11월엔 공정위의 ‘늑장 사건 처리’를 문제 삼아 수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검찰은 국내 완성차 업체에 자동차부품을 판매하며 담합을 벌인 일본 부품 제조업체들이 공소시효를 넘겨 처벌을 피했다고 봤다. 당시 검찰이 직무유기 혐의 적용을 검토하면서, 공정위 관계자들이 형사 처벌될뻔하기도 했다.

검찰은 공정위의 고발 없이도 사건을 인지한 뒤 직접 수사에 나서야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가능하다며 전속고발권 폐지가 필요하단 입장이다. 특히 공정위와 검찰 간 충돌이 있던 2018년 서울중앙지검장, 2019년 검찰총장으로 재직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총장 재직 전부터 공정위 사건에 관심을 보여 왔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 당시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문제는 중대범죄인 경성담합 억제 등 공정한 경제질서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만약 윤 후보가 당선된다면 전속고발권 폐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후보도 지난 7월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고 싶다”고 밝히면서, 대선 이후 이에 대한 논의는 본격화할 전망이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공정위는 민·형사상 책임을 강화하고 검찰은 기업 수사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행정규제나 민사책임을 강화한 부분에선 형사처벌의 범위를 줄이는 입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입법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 20대 국회에서 민병두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 법엔 기업결합 행위, 거래 거절, 차별 취급, 경쟁 사업자 배제, 구속 조건부 거래 등은 형벌 규정을 폐지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2018년 11월 공정위가 발의한 전속고발권 폐지를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올해 3월 발의한 법안 역시 계류 중이다. 이 법은 전속고발권 폐지와 함께 공정위의 시정 명령을 따르지 않은 중대 위반 정도 확인 시, 검찰총장에게 고발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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