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을 키우는 데엔 비용이 많이 든다. 꽤 괜찮은 정치인을 키우는 데엔 더 많은 비용이 든다.
그런데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편이 있다. ‘인재 영입’ 편법이다. 효과도 쏠쏠하다. 새 인물 발표에 기자들이 달려들어 조명을 비춰준다. 새 인물의 새로움은 기자들의 구미에 맞다. 언론의 관심은 세간의 관심이 되고, 덩달아 정당도 후보도 후광 효과를 누린다. 성공적인 인재 영입 효과는 꽤 크다. 문제는 실패했을 때다. 정당은 책임지지 않는다. 영입 인재는 정당과 후보에 부담이 된다며 ‘자진사퇴’를 선택하고, 이는 이후 있을 모든 사안이 개인의 부담으로 수렴됐음을 의미한다.
정당이 치러야 할 부담도 물론 있다. 그러나 비교적 적다. 해당 정당은 인재 영입 실패를 인정하고 짐짓 안타까운 표정을 지은 뒤 영입 인재를 잘라내고선 일부 있을지 모를 지지율 하락만을 비용으로 치르면 된다. 정당들이 ‘공짜 심보’ 비난 속에서도 인재 영입을 이어가는 이유는 그것이 실패했을 때 정당이 치러야 할 비용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정당으로선 가성비가 꽤 괜찮은 아이템이 ‘인재 영입’이다.
이에 비해 영입된 인재가 정당이 내민 ‘무임승차’ 유혹에 넘어간 죄는 가끔 개인에게 평생 남을 상처가 되기도 한다. 정치인 육성비용을 치르지 않고 인재를 얻고 언론 주목도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은 정당들이 앞으로도 선거 때마다 ‘인재 영입’을 할 유인이다.
인재 영입에 대해 취재하면서 사고는 반복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유는 이렇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선거대책위원회를 새로 꾸렸다. 정신을 차려보니 대선은 90여일 앞이다. 급하다. 인재 영입 담당자는 임무를 받은 지 한 주밖에 안 됐다. 급하니 당 대표가 대신 나섰다. 문제는 꽤 괜찮은 사람마다 ‘퇴짜’다. 내부에선 ‘총선 때 다 훑었다’는 푸념이 나온다. 이쯤 되면 조급한 영입 담당의 최대 관심은 본인 수락 여부다. ‘상황은 이러니 문제를 미리 자백하라’기는 쉽지 않다. ‘부실 검증’ 비판은 쉽다. 과정을 모르면 그렇다. 또 인재 영입은 ‘깜짝 발표’가 기본이다. 보안이 관건이다. 폭넓은 평판 조회가 어렵고, 검증에서 걸러지면 처음부터 다시다. 선거일은 코앞이다. 사고는 필연이다.
안타깝지만 정치권이 앞다퉈 화려하게 영입했던 인사들은 ‘반짝’에 불과했다. 과거 ‘나도 대학생 친구가 있었더라면...’이라고 했던 열사의 동생은 한 번의 비례대표 뒤 정치무대에서 사라졌고, 한국 최고의 바둑기사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더라’는 말만 남긴채 여의도를 떠났다. 꽤 괜찮은 영입도 없진 않으나 ‘상징성’만 내세워 들인 인재들은 썩 좋은 결과를 못 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의 지적은 타당하다. 박 의원은 “청년 발굴·육성을 하지 않고 인재를 당 밖에서 누군지도 모른 채 데려오는 건 비극”이라며 “김대중 정치학교를 열어 당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은 비용 문제다. 싸게 인재를 가져다 쓰려 했던 대가가 사고다. ‘인재 영입’이라 쓰고 ‘공짜 심보’라고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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