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구원 29주년 기념세미나서

서울형 공간 변화 방향 제시

“준공업지역 토지이용 유연하게...

주거·상업·여가문화 융복합 필요”

21일 서울연구원 29년 기념 세미나에서 ‘뉴노멀 시민일상’을 주제로 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연구원 제공]
21일 서울연구원 29년 기념 세미나에서 ‘뉴노멀 시민일상’을 주제로 좌담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연구원 제공]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되고, 사무실이 아니어도 일을 할 수 있는 게 가능해졌다. 이제는 공간 정책에 무리수가 있더라도 과감한 시도를 통해 현 시대에 맞는 유능한 정책을 펴야 한다.”

코로나19는 메타버스 같은 신기술 확산과 디지털전환을 가속화시켰다. 대학가나 관광지 등 도심 발달 상권을 주저앉히고 돌아보지 않던 동네상권을 살렸다. 위드코로나 시대에는 이런 변화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도시 공간을 과감하게 바꿔야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지난 21일 서울연구원 29주년 기념 ‘위드 코로나시대, 서울의 도시전망’ 세미나에서 김인희 서울연구원 도시공간연구실장은 ‘전환시대 서울 도시공간 발전 전략’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앞으로 서울 공간의 변화 방향으로 ‘3도심+광역중심+다핵화’(일자리), ‘주택기능의 다양·복합화’(주거), ‘생활 속 문화여가 활동 증가’(여가문화), ‘생활권내 단거리 이동 증가’(이동) 등을 꼽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흥미롭다. 먼저 코로나가 찾아온 2020년을 기점으로 서울의 일자리 공간은 강남 도심 집중에서 벗어나 다핵화 흐름이 읽힌다.

김 실장은 “강남의 배후 기능과 시너지 효과를 위해 여전히 도심 핵으로 집중하긴 해도, 역세권을 중심으로 훨씬 다핵화할 것”이라며 “즐길거리, 공원녹지가 복합된 일자리 공간을 좋아한다. 성수동, 상암동이 부상한 이유”라고 했다. 그는 “도심 상가 공실 등 오프라인 상업공간 수요가 감소했는데, 이를 다른 부분으로 전환하는 게 숙제”라고 덧붙였다.

주택은 단순히 잠을 자고 쉬는 기능에서 벗어났다. 지금은 학교(온라인교육), 사무실(재택근무), 영화관(OTT), 식당(밀키트)이 집으로 들어왔다. 김 실장은 “지난 5년간 소형, 초소형 주택 공급이 50~60%씩 늘어나는 게 트랜드였는데, 소형화했던 주택면적이 시민 원하는 편의성, 쾌적성 등을 감안하면 일정 수준 이상 증가를 고민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중장기 호텔식 거주자가 늘고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세컨하우스 수요가 늘고 있는데 정부 주택 정책은 여전히 집을 잠자고 재생산을 위해 쉬러 가는 공간으로 인식한다. ‘1가구 2주택’의 경직된 주택정책이 시대에 맞나”고 반문했다.

문화예술 수요, 맛집 나들이, 건강 추구 등에 맞춘 공공공간 개편도 숙제다. 김 실장은 “해외에선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불이 넘으면 수변공간이 늘어난다. 우리는 아직 부족하다. 문화복지를 수변과 연결하면 새 여가공간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토지이용체계를 유연하게 바꿔야한다는 제언도 했다. 가령 80년대 굴뚝산업 시대 만들어진 명칭인 ‘준공업지역’ 이란 이름도 바꿔야하며, 준공업지를 청년 일자리 거점삼아 근거리 문화를 선호하는 MZ세대를 겨냥해 주거와 여가문화를 과감하게 수용해야한다는 것이다.

교통 측면에선 장거리 이동보단 생활권 내에서 통행이 증가, 친환경 개인 모빌리티(PM), 전기자전거, 소형 택시 등 다양한 이동수단이 확산될 것으로 예측됐다. 김 실장은 인천, 경기 포함 광역교통중심으로 과감하게 도시개발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토론자로 나선 남진 시립대 교수 역시 “공간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전환됐다고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호응하며, “주택의 양적 공급은 성장시대 패러다임이다. 저성장, 성숙시대에는 삶의 질이 중요하고 각자의 고유성을 포용하는 게 중요하다. 모든 가치들이 다 녹아들 수 있는 도시공간의 새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