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퇴학 엄포에도 동조 학생들 급격히 늘어
최근 2년간 막대한 기부금에도 개선 조치 미진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모교이자 대표적인 미국 흑인 명문 사립대인 미 워싱턴DC 소재 하워드대 학생들이 때아닌 점거 노숙에 나섰다. 곰팡이 투성이에 쥐가 들끓는 불결한 기숙사 환경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미 ABC 방송에 따르면 하워드대생 수십명이 학교 중심에 위치한 블랙번 학생 센터를 점거, 텐트를 치고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기숙사의 열악한 환경 개선을 여러 차례 학교 당국에 요청했지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노숙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12일부터 텐트 생활을 시작한 신입생 라미야 머리는 기숙사 방에 만연한 곰팡이 때문에 올해 초부터 호흡기 질환에 시달렸다면서 “안전하고 보호받는 공간을 기대했지만, 기숙사는 오히려 건강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규탄했다.
대학 당국은 학생들의 기습 점거 직후 이들이 학칙을 대거 위반했다면서 퇴학을 포함한 징계는 물론이고 법적 조치까지 취할 수밖에 없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
그러나 시위에 동조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면서 애초 십여명 가량이 시작한 노숙 시위는 건물 안팎을 뒤덮을 정도로 불어났다.
이들은 ‘이만하면 됐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열악한 기숙사의 상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하며 여론에 호소하고 있다.
학교측은 “몇몇 방에 곰팡이가 있는 것을 알고 있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길고 습한 여름을 지나며 어쩔 수 없이 벌어진 일이지만, 학생들의 염려를 충분히 알고 있다”며 수습에 나섰다.
시위 학생들은 현재 웨인 프레데릭 하워드대 총장과 타운홀 미팅을 요구하며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상징적 흑인 명문대인 하워드대는 아마존 총수 제프 베이조스의 전 부인인 매켄지 스콧으로부터 4000만달러(약 470억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최근 2년 동안 막대한 기부금을 모금했다고 A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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