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현장조합원 설문

‘열사병 예방수칙’ 안지켜져

전국 곳곳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20일 인천 중구 운남동 SK에코플랜트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현장 근로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현장 관계자는 "체감온도에 따라 단계별로 근로자의 휴식을 유도하고 냉방기가 설치된 휴게실, 오침실을 마련해 폭염에 대비하고 있으며 현장 곳곳에 제빙기를 설치해 근로자들이 상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연합]
전국 곳곳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20일 인천 중구 운남동 SK에코플랜트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현장 근로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현장 관계자는 "체감온도에 따라 단계별로 근로자의 휴식을 유도하고 냉방기가 설치된 휴게실, 오침실을 마련해 폭염에 대비하고 있으며 현장 곳곳에 제빙기를 설치해 근로자들이 상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연합]

최근 전국적으로 ‘열돔 현상’으로 인한 폭염이 절정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노동자 10명 중 7명 이상은 폭염에도 쉬지 못하는 등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은 21일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폭염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건설노조가 지난 17~20일 토목 건축 현장에서 근무하는 조합원 14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폭염에도 별도 작업 중단 지시 없이 일한다는 응답이 76.2%에 달했다.

고용노동부의 ‘열사병 예방수칙’은 사업장의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이틀 이상 지속되면 무더위 시간대(14~17시)에 옥외 작업을 단축하고, 35도 이상으로 이틀 이상 지속되면 옥외 작업을 중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폭염으로 작업 시간이 단축되거나 중단된 적 있다는 응답은 23.8%에 불과했다. 폭염특보 발령 시 1시간마다 10~15분씩 규칙적으로 쉬어야 한다는 수칙이 지켜지는 현장도 22.8%에 그쳤다.

폭염 시 휴식시간 보장, 식수 제공, 휴식장소 제공 등을 보장하고 미이행 시 처벌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응답자의 68.8%는 현장에서 관련 내용을 공지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폭염기에도 물, 그늘, 휴식공간 등 편의시설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현장에 세면장이 부족하게 설치돼 있거나 아예 없다는 응답은 각각 64.7%, 17.3%나 됐다.

모든 작업자가 충분히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는 현장은 9.4%에 불과했다. 햇빛이 완전히 차단된 곳에서 쉬는 경우는 33.5%뿐이었고, 절반 이상(52.5%)은 냉방기가 설치된 휴게실이 없다고 호소했다.

시원한 물을 제공하지 않는 현장은 15.9%로 조사됐으며, 현장에 식수와 제빙기가 없거나 너무 멀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곳은 13.6%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폭염으로 본인이나 동료가 실신 등 이상 징후를 보인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42.3%에 이르렀다.

건설노조는 “폭염 속 건설 현장은 불지옥이지만, 폭염규칙은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폭염 시 공기 연장에 따른 임금 보전을 법제도화하는 등 대책 마련을 주장했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