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현장조합원 설문
‘열사병 예방수칙’ 안지켜져
최근 전국적으로 ‘열돔 현상’으로 인한 폭염이 절정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노동자 10명 중 7명 이상은 폭염에도 쉬지 못하는 등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은 21일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폭염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건설노조가 지난 17~20일 토목 건축 현장에서 근무하는 조합원 14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폭염에도 별도 작업 중단 지시 없이 일한다는 응답이 76.2%에 달했다.
고용노동부의 ‘열사병 예방수칙’은 사업장의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이틀 이상 지속되면 무더위 시간대(14~17시)에 옥외 작업을 단축하고, 35도 이상으로 이틀 이상 지속되면 옥외 작업을 중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폭염으로 작업 시간이 단축되거나 중단된 적 있다는 응답은 23.8%에 불과했다. 폭염특보 발령 시 1시간마다 10~15분씩 규칙적으로 쉬어야 한다는 수칙이 지켜지는 현장도 22.8%에 그쳤다.
폭염 시 휴식시간 보장, 식수 제공, 휴식장소 제공 등을 보장하고 미이행 시 처벌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응답자의 68.8%는 현장에서 관련 내용을 공지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폭염기에도 물, 그늘, 휴식공간 등 편의시설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현장에 세면장이 부족하게 설치돼 있거나 아예 없다는 응답은 각각 64.7%, 17.3%나 됐다.
모든 작업자가 충분히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는 현장은 9.4%에 불과했다. 햇빛이 완전히 차단된 곳에서 쉬는 경우는 33.5%뿐이었고, 절반 이상(52.5%)은 냉방기가 설치된 휴게실이 없다고 호소했다.
시원한 물을 제공하지 않는 현장은 15.9%로 조사됐으며, 현장에 식수와 제빙기가 없거나 너무 멀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곳은 13.6%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폭염으로 본인이나 동료가 실신 등 이상 징후를 보인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42.3%에 이르렀다.
건설노조는 “폭염 속 건설 현장은 불지옥이지만, 폭염규칙은 여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폭염 시 공기 연장에 따른 임금 보전을 법제도화하는 등 대책 마련을 주장했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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