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출연연 1800건 연구개발 수행
소부장 산업 對日 의존도 16.8% 15.9%
‘전자석 기반 물성측정장비’ 100% 국산화
기술 자립 경각심 부른 반도체 소재부품
세계 최초 ‘공초점 열반사 현미경’ 등 성과
2019년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한지 2년이 지났다.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 활용되는 주요 소재·부품 공급 차질로 국가 경쟁력 상실의 우려도 제기됐지만, 국내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이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국산화 연구개발(R&D)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는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소부장 산업의 대일 의존도는 16.8%에서 15.9%로 낮아졌고 100대 핵심 품목에서는 대일 의존도가 31.4%에서 24.9%로 낮아졌다.
소부장 관련 15개 출연연은 지난해 약 9000억원의 예산으로 1800여 건의 관련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 출연연은 핵심 원천기술개발, 기술이전 및 상용화, 기업의 기술애로 해결 및 연구인력파견, 전문인력양성 등을 통해 소부장 기술자립도 제고를 위한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국내 자체기술로 외산장비를 대체할 수 있는 국산연구장비 개발성과에 성공했다. 공초점 열반사 현미경, 전자기 물성측정장비, 보급형 투과전자현미경, 이차이온 질량분석기, 가속기 기술 기반 바이오, 소재 연구용 이온빔 응용 플랫폼 개발 등과 같이 다양한 연구·산업분야에 활용도가 높은 분석연구장비 개발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장기수 박사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공초점 열반사 현미경’은 레이저 빛을 이용해 마이크로 전자소자의 내외부 발열을 볼 수 있는 장비다. 현재 국내 공초점현미경 전문기업에 기술이전을 마치고, 대학, 연구기관에 널리 판매되는 등 우수한 사업화 성과를 이뤄냈다.
또 박승영·최연석 박사 연구팀은 소재나 부품의 전자기적 물성을 측정하는 전자석 기반 물성측정장비를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하는 상용화 개발을 완료, 그동안 외산모델이 독점해온 국내시장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국산화의 길을 열었다. 상용화한 제품군은 총 7종으로, 전문기업에 기술이전을 마치고, 현재 물성측정 프로브, 자기장 안정화 기술 등 후속연구를 통한 추가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오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구축되는 오창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통해 소부장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고경태 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는 “방사광가속기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가 명확하게 보지 못하는 나노사이즈를 관찰할 수 있어 에너지, 환경분야 소재 개발의 핵심적인 실험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한국재료연구원은 상용 합금 대비 인장강도가 13% 높은 에너지 플랜트용 타이타늄 신소재 및 블레이드 제조 기술을 개발해 기술 이전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과불화술폰산 이오노머 제조공정 기술을 개발해 기업에 이전, 해당 기업은 2022년 생산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들의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기술개발의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도 구축돼 본격 운영 중이다.
나노종합기술원은 국내 최초로 12인치 반도체 테스트베드 구축을 완료하고, 국내 산·학·연 이용자에게 공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용 소재부품은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라 우리나라에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립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대표품목이다.
일본 수출규제 이전에도 국내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은 대기업 생산환경과 유사한 12인치 테스트베드가 국내에 없어, 대기업 납품에 필요한 수준의 평가결과를 획득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조원 나노종기원 원장은 “현재 12인치 테스트베드는 40nm 패턴웨이퍼 제작이 가능한 인프라로, 반도체 핵심소재(감광제 등)와 장비개발을 집중 지원할 예정”이라며 “향후 20nm급 패턴웨이퍼 제작과 부품 테스트를 지원할 수 있는 추가 장비구축 및 공정기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화학연구원은 불화폴리이미드, 내후성편광필름 등 11종의 중점지원 품목에 대한 연구장비를 구축, 170개 소재부품 기업에 연평균 2만3000건의 장비 활용 및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국산연구장비에 대한 연구자들의 인식개선과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지난 1월부터 ‘국산연구장비활용랩’을 개소해 운영 중이다. 국내 중소기업과 연구자들을 위해 무상으로 국산연구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